농아인과 춤 추는 꿈, 최보윤 씨
농아인과 춤 추는 꿈, 최보윤 씨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2.01.21 00: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각장애인과 소통하기 위해 수화통역사 취득
▲ 최보윤 교사는 아직 우리나라 미디어 콘텐츠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적어 청각장애인들이 불편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레크레이션 강사, 에어로빅 지도자 자격증, 운동처방사, 게이트볼 심판 자격증….

여기에 또 하나의 자격증을 추가했다. 바로 ‘수화통역사’ 자격증이다.

나태해지는 게 싫다며 계속 공부에 공부를 하는 최보윤 교사(사진)는 얼마전 수화통역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서울시 장애아동 사회적응 지원센터에서 특수체육교사로 일하고 있는 최씨는 농아인들과 잘 소통하고 싶었다.

특히 몇 년전 전국장애인 체전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전국장애인체전에 참여한 농아들이 잘 소통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특수체육교사로서 수화를 배워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 뒤 인터넷 카페를 통해 수화를 배웠지만 참여자가 적어 운영이 잘 되지 않아 배우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같이 일하는 선배의 권유로 재작년에 수화전문교육원에 등록해 공부를 시작했다.

재작년에 필기에 합격했지만 실기는 안타깝게 떨어졌다. 최보윤 교사는 역시 공부가 짧았다며 열심히 수화 공부를 했다. 그 결과 작년에 어렵다는 수화통역사 자격 시험에 합격했다.

최 교사는 수화 영상을 보고 말로 해석해야 하는 음성통역 시험이 가장 어려웠다고 한다. 수화 자격 시험은 필기, 필기 통역(글로 적기), 음성 통역(말로 하기), 수화 통역(듣고 수화로 표현하기) 단계로 진행된다. 이 단계를 다 거쳐야 수화통역사 시험에 최종 합격한다.

최보윤 교사는 수화도 한 단어를 표현하는 데 여러 가지 표현이 있다며 그런 세세한 어감과 느낌을 살리기가 쉽지 않다며 아직 멀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없다’는 표현도 여러 가지 수화가 있는 데 문맥과 상황에 따라 적절한 것을 표현해 줘야 하는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수화 말고 입 모양이나 표정을 통해서도 표현해야 한다며 미묘한 차이를 잡아내기가 어렵다고 덧붙인다. 집에서도 역시나 ‘복지TV’를 즐겨 본다는 최보윤 교사는 텔레비전 뉴스의 수화 통역에 대해서 한 마디 한다.

“예전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지만 화면이 너무 작다”고 지적했다. 또 내친 김에 영화 얘기도 한 마디 했다.

“영화 ‘도가니’나 ‘글러브’는 청각 장애인 얘기인데 정작 수화가 없다. 청각 장애인이 보려고 해도 볼 수가 없다. 누구를 위한 영화인지 모르겠다고 한다”며 청각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아쉽다고 말했다.

“일본인은 대부분 쉬운 수화는 할 줄 아는데 한국인은 많이 모릅니다. 기초적인 것이라도 배우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최보윤 교사의 바람이다.

의욕 많은 최 교사는 수화통역사로 올해 전국 장애인체전에 통역사로 참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다.예전에 못 이룬 걸 수화통역사로 특수체육교사로서 제대로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또 다른 꿈도 꾸고 있다.

“농아 아이들은 잘 듣지 못해 리듬감이 약한데 농아 아이들과 같이 춤을 추어 보고 싶은 게 꿈입니다.” 농아인들과 함께 춤을 추는 꿈, 의욕 많은 최보윤 교사의 의욕적인 꿈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