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균 "연기신의 발연기?" 사실은…
신하균 "연기신의 발연기?" 사실은…
  • 티브이데일리 선미경 기자
  • 승인 2012.01.2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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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요일, 하균신, 하균앓이 등 신조어 양산

강렬하다. 그러나 웃고 있었다. KBS2 월화드라마 '브레인'(극본 윤경아, 연출 유현기)을 마친 배우 신하균(38)은 한 층 여유로워보였다. 그에게서 풍기는 이미지와 눈빛은 강렬했지만 그의 미소는 부드러웠다.

최근 서울 통의동이 한 카페에서 만난 신하균은 성공에 대한 강한 욕망에 휩싸였던 드라마 속 이강훈과 사랑에 빠져 조금은 귀여워진 이강훈 사이에 있었다. 성공만을 쫓아가던 이강훈의 모습을 한 겹 벗어낸 신하균은 한결 편안해 보였다. 이날 막 포털에 뜬 과거사진을 보여주자 호탕하게 웃으며 언제 어떤, 상황이었는지 자세히 설명까지 해준다. 야망만 가득한 이강훈에게서 벗어난 신하균은 유쾌하기까지 했다.

"대본을 더 이상 안 봐도 되니까(웃음). 시원하고 아쉬운 점도 있어요. 관심을 많이 받아서 고맙고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팀워크가 정말 잘 맞았는데 헤어지게 돼서 아쉽고 그렇죠"

'브레인'에서 신하균은 성공에 대한 강한 욕망을 지닌 신경외과 전임의 이강훈을 연기했다. 그는 후배들을 윽박지르고 성공을 위해 때로는 비열한 일도 하지만 그의 내면에는 집안과 가족에 대한 콤플렉스가 깔려 있었다. 신하균이 모든 남자가 공감할만한 것이 있었다고 설명하는 이강훈은 남자뿐만 아니라 여성 시청자들에게도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대본을 보자마자 (이강훈이) 참 불쌍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 남자들이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가지고 있었고, 내가 접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말로는 완벽한 성공을 쫓아가지만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잖아요. 이강훈이 정말 완벽한 사람이었으면 접근 못 했을 수도 있는데 허점도 많고 여리고, 상처도 많은 사람이에요. 그런 콤플렉스를 숨기기 위해 사랑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불쌍한 사람이죠. 남자들은 충분히 공감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여성분들이 이렇게 좋아할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신하균이 설명한 이강훈의 모습은 브라운관에 그대로 살아났다. 그대로 살아난 것을 넘어서 신하균이 하는 모든 것이 화제가 됐다. '브레인'이 방송된 다음날에는 신하균의 연기를 극찬하는 글들이 쏟아졌고, 그가 입은 옷부터 그가 한 행동 하나하나가 연일 시청자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드라마 시작할 때 후반부에 상처나 여린 모습이 나온다는 걸 알고 있어서 효과적으로 보이기 위해서는 초반에 얄밉고 나빠 보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것을 캐릭터화 시켜서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대본에 묘사가 잘 돼 있었고 대사나 지문도 상세해서 거기에 살을 조금 붙였어요. 걸음걸이나 말투나 손짓이나 전화를 받는 것도 설정했어요. 그냥 해봤는데 그게 잘 맞아 떨어지더라고요. 후반부에 인간으로서의 나약함이 보이기 때문에 초반에 재미를 느낀다면 상반된 모습의 충돌이 재미로 다가갈 수 있었을 것 같았죠"

의학드라마. 게다가 천재적인 소질의 의사 역할을 맡은 신하균은 드라마 시작 전 뇌수술에도 직접 참관했다. 처음 보는 낯선 관경이 아무리 연기를 위해서라도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처음엔 징그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랬는데 조금 지나니까 굉장히 경이로운 장면이었어요. 뇌수술이 정말 작은 구멍으로 하는 굉장히 섬세한 수술이더라고요. 굉장히 작은 구멍으로 아주 미세한 손놀림으로 종양을 제거하는데 굉장히 놀라웠어요"

뇌수술에 참관했던 경험을 털어놓으면서 신하균은 잠깐 이강훈으로 돌아갔다. 신하균은 '경이로웠다. 굉장히 섬세했다'고 소감을 전하면서 손으로는 이강훈처럼 수술 동작을 흉내 내고 있었다.

'브레인'은 인기를 반영하듯 많은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브요일, 하균신, 하균앓이 등 신조어는 물론 '하이킥, 뇌의 역습' '뇌를 품은 달' 등 패러디까지 그야말로 '브레인' 열풍이었다.

"사실 실감을 많이 못했어요. 촬영을 해야 하니까 쉬는 날 가끔 기사를 보는 정도였어요. 시간이 나더라도 대본을 봐야하니까. 병원에서 촬영할 때 촬영 초반과 후반이 확연하게 달라지긴 했어요. 병원이라 진료 받으러 오는 분들이 대부분 연령대가 높은데 직접 와서 인사도 해주시더라고요. 그 전에는 연세 많은 분들에게 그런 인사를 받은 적이 없는데. 후반에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셔서 엘리베이터 어디서 타냐고도 물어보시더라고요(웃음)"

신조어와 패러디뿐만 아니다. '브레인'이 시청률이 올라갈수록 신하균의 일거수일투족이 기사거리가 됐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풍선껌 키스와 신하균 발연기. 극 중 상황에 맞게 종종 보여주던 신하균의 어색한 연기에 시청자들은 '발연기를 연기한다'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하하하. 수식어가 발연기로 붙어서. 그냥 재미있게 해보려고 했어요. 대본에도 그런 여지가 있었고 그래서 다양하게 해봤어요. 그것도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죠"

신하균은 의도된 발연기로 재미를 선사하고 윤지혜(최정원)와의 애정 신에서는 밤잠 설칠 설렘을 줬다. 특히 지혜의 고백을 받은 후 했던 풍선껌키스와 아픈 지혜를 간호하며 불러줬던 노래는 '브레인' 명장면 중 하나.

"(풍선껌 키스) 왜 다 떼고 하냐고 하더라고요(웃음). 아마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으니까 하지 않았을까요? 유재하 음반은 어릴 때부터 좋아했죠. 아마 다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거예요. '우울한 편지'뿐만 아니라 음반 전체를 좋아해요. 작가님께서도 좋아하시는 곡이었고 가사가 강훈이와 닮았어요. 노래를 너무 못해서 힘들고 어려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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