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순 서울시장이 4·11 총선을 눈앞에 두고 민주통합당 입당 초읽기에 들어갔다.
임종석 민주통합당 사무총장은 지난 15일 “원래는 (김두관 경남도지사와의)동반 입당 문제를 검토했으나 박 시장이 함께 했던 사람들과 논의하지 못해 약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을 했다”며 박 시장의 입당시기를 ‘다음주’라고 설명했다.
임 사무총장의 말을 따른다면 박 시장은 늦어도 24일 전까지 입당하게 된다. 박 시장은 이같은 결정을 내리기 전 통합진보당 이정희·심상정·유시민 공동대표 등을 찾아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의 민주통합당 입당은 서울의 총선정국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으로서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새로운 복지정책 플랜을 제시하는 등 여권에 우호적이지 않은 시민들의 마음을 돌리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박 시장의 통합민주당 입당이란 걸림돌에 걸리게 됐다.
박 시장은 임기 100일을 넘긴 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눈에 띄는 친서민 정책과 전임 시장들과 차별화한 행보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서울시민들이 박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할수록 새누리당으로서는 ‘전임시장=집권여당’이라는 등식의 악재에 부딪히게 된다.
더욱이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한 무소속 박 시장의 손을 들어준 시민들의 여론이 총선까지 이어질 경우 새누리당으로서는 최악의 시니리오가 만들어진다. 박 시장의 통합민주당 입당 결정은 야권의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으로 야권 총선연대를 진행해야 할 통합진보당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 시장 당선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왔으나 이후 무게중심이 민주통합당으로 쏠리면서 박 시장의 입당시기를 가급적 늦추려 해왔다.
박 시장이 입당을 미룰수록 야권연대 협상에서 통합진보당의 운신 폭이 더 넓어진다는 판단에 따라서였다. 박 시장 또한 그동안 민주통합당 입당 시기는 야권 단일화 협상이 끝난 뒤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박 시장의 입당이 확정되면서 통합진보당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이 때문에 이미 첫발을 떼기 시작한 야권연대 논의에 박 시장이 민주통합당 측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만들어지게 됐다.
박 시장의 입당은 야권 판도에서부터 총선 정국 전체에까지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