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연에 이어 올해도 뮤지컬 ‘광화문 연가’가 지난 8일부터 무대에 올랐다.
다음달 11일까지 열리는 이번 공연은 무대를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로 옮겼다. 지난해 공연한 세종문화회관보다 작은 규모의 공연장이지만 창작 뮤지컬의 장점이 더 살아났다는 평이다.
이번 ‘광화문 연가’는 록커 윤도현, 리사, 박호산, 김태한, 구원영 등 초연 멤버에다 가수 조성모, 서인국, 이율, 최재웅, 김영주, 정원영, 인피니트의 성규.우현이 가세했다.
올해는 ‘광화문 연가’를 쓴 작곡가 이영훈의 4주기다. 가수 이문세가 부른 이 노래는 지난해 6월 라디오 청취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가요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뮤지컬 ‘광화문 연가’도 10대부터 50대까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무대가 된다. 극의 배경은 민주화의 열기가 뜨겁던 1980년대. 학생운동 도중 자신의 목숨을 내던지는 여대생의 비명이 ‘그녀의 웃음소리 뿐’의 열창과 겹치면서 관객들의 감성을 파고든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지난해 초연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랑하는 여인을 드러나지 않게 돌보는 ‘상훈’과 곁에 있는 여자가 자신의 사랑임을 알면서도 형을 위해 단념하려는 ‘현우’, 두 남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지만 아픔을 간직한 ‘여주’의 가슴 시린 사랑이 극을 이끌어 간다.
상훈이 자신이 지은 노래로 ‘시를 위한 시’라는 콘서트를 진행하는 가수 지용에게 과거를 얘기하는 극중극 형식도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보다 밝아진 마지막 장면과 빠른 전개, 장대한 LED영상 등은 관객들의 몰입도를 훨씬 높였다.
‘광화문 연가’의 가장 큰 장점은 관객들이 모두 잘 알고 있는 노래로 극을 이끌어간다는 점이다. 그만큼 공감이 빠르고 흡인력도 월등하다. 이런 까닭에 ‘광화문 연가’는 쟁쟁한 외국 뮤지컬과 겨루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는다.
특히 서울시민들에게 ‘광화문’을 배경으로 하는 이 뮤지컬은 다른 어떤 공연보다 친숙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