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의 졸업식 한 신경화 씨
감격의 졸업식 한 신경화 씨
  • 정형목 기자
  • 승인 2012.02.25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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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노트를 쓰고싶어 배웁니다”

곧 칠순을 바라보는 신경화(67) 씨는 지난 21일 오전. 매우 의미있는 행사를 치렀다. 초등학력인정 문자해독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졸업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뒤늦게 공부길에 뛰어들어 드디어 결실을 보게 됐다. 신씨는 경기도 용인에서 7남매 중 맏딸로 태어나 가난 때문에 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농사와 동생들 돌보기 등 집안 일을 거드느라 배움의 기회를 놓치게 되었다고 지난 일을 회고했다.

24살에 결혼을 하고 슬하에 4남매도 뒀다. 1970년대 말, 경희의료원 급식과에 입사하여 생계를 꾸리기 시작했다.

글을 읽고 쓸 줄 몰라 직장동료의 많은 도움을 받아 왔지만 퇴직 후 2008년 1월 “내 삶을 살아야 겠다”고 생각한 끝에 푸른시민연대 ‘어머니교실’에 입학해 한글 문해 과정을 수강하게 됐다.

신씨는 “입학할 때는 부끄러워 많이 망설였지만 내 세상을 살아보자고 결심을 앞세워 행동으로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또 과정을 수강하는 동안 교사들이 친절하게 열성적으로 가르쳐줘 많은 도움을 받았고 남편과 자녀들이 공부하는데 적극적으로 지지해 줘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21일 생애 가장 감격스러운 졸업식을 치르며 “몸도 마음도 설레고 정말 좋다”고 소감을 전하면서 졸업장이라는 가장 큰 선물을 받았다고 했다.

글을 배우게 되면서 장화홍련전과 심청전 등 동화책도 열심히 읽고 어머니께 건강하게 낳고 길러줘서 감사하다고 편지도 쓸 수 있게 됐고 자녀와 손자·손녀와 핸드폰으로 문자도 주고 받게 됐다면서 마냥 행복해 했다.

신씨는 앞으로도 영어,수학, 컴퓨터 등 시민연대에서 계속 공부할 계획이 있음을 밝혔다. 중.고등학교 검정고시도 도전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아직 자신감이 없다면서 손사래를 쳤다.

끝으로 신경화씨는 늦게 시작한 공부지만 여전히 배움에 대한 목마름으로 흥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계속 공부를 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여느 젊은이 못지않은 노년의 배움에 대한 열정이 아름답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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