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표현의 자유 위해 나선 이종규 작가
만화 표현의 자유 위해 나선 이종규 작가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2.03.1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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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매체 지정만으로 표현 자유 위축”
▲ 이종규 스토리 작가가 13일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만화가협회]

“마감해야 하는데 시위 나왔습니다.”
만화 작가들은 마감 시간에 쫓기는 작가들이 많다. 정해진 시간 안에 원고를 넘겨야 하기 때문에 마감 임박한 시간은 무척 바쁘다.

그런데도 그런 바쁜 마감을 쪼개서 만화 작가들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그만큼 절박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웹툰 24편에 대해 유해매체로 지정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유해매체로 지정되면 작가와 출판사 모두 큰 타격을 입는다.

무엇보다 작가들이 ‘검열’을 의식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된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그래서 한국만화가협회는 비대위를 구성하고 평일 매일 나와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12일은 스토리 작가인 이종규 작가가 1인 시위를 하는 날이다.

만화가이자 스토리 작가인 이 작가는 1997년 ‘신파이트볼’로 스토리작가로 데뷔했다. 지금까지 200여 권의 단행본 만화집을 냈고 최근에 집필한 ‘전설의 주먹’은 강우석 감독이 영화로 만들고 있다.

상대적으로 인기 있는 작가임에도 이번 문제는 그냥 넘기기 어려웠다. 이 작가는 “만화계 전체는 이번 사건이 만화 창작의 자유를 위협하는 심각한 사건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개별 작품을 넘어 만화계 전체의 창작의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작가는 “혼자 작업에 익숙한 만화가가 피켓을 들고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만화계 전체에 얼마나 큰 근심거리인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 유해물로 지정되면 불투명 포장을 하고 서고도 따로 만들어야 한다. 이 작가의 표현을 빌리면 판매를 하지 못하게 된다.

실제로 이 작가의 작품은 유해매체로 지정될지도 몰라 단행본 출판이 잠정 중단됐다. 출판했다 유해매체로 지정되면 책을 회수해야 하는데 그러면 출판사도 큰 타격을 입지만 누구보다 작가가 타격을 입는다.

이 작가는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 청소년에게 마치 마약과 같이 유해한 것으로 취급 받는 것은 매우 견디기 힘든 치욕적인 일”이라고 말한다.

이 작가는 폭력적, 선정적인 표현은 자체적으로 등급제한을 두고 독자와의 소통을 통해 자정을 하고 있다며 이번 방통심의위의 방침은 “납득할 수 있는 이유도 근거도 없는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심의대상에 올라있는 작품 가운데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는 문화부장관상을 수상한 정연식 작가의 ‘더파이브’ 등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면 만화발전도 위축된다는 이 작가는 한국 만화 발전을 위해서는 작가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의 확대와 만화유통구조이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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