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사편찬위, 서울시 속살 담은 역작 출간
서울시사편찬위, 서울시 속살 담은 역작 출간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2.04.0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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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식민사관 입문서부터 문화재, 교육변천사까지

서울시민들은 서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막상 서울에 대한 감상을 물어보아도 많은 시민들이 우물쭈물하기 일쑤다. 그저 출퇴근 시간마다 꽉 막히는 도로, ‘지옥철’이라 부를 정도로 붐비는 대중교통, 그리고 정신없이 바쁜 하루하루….

서울은 이런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각인돼 있다. 하지만 딛고 서있는 땅을 몇 미터만 파들어 가면 지난 수천 년의 역사가, 이야기가 오롯이 살아나는 도시가 바로 서울이다. 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시사편찬위)가 올 봄, 이런 서울에 대한 역작 한 질과 2권을 펴냈다.

◇‘사대문안 학교들 강남으로 가다’= 이중 시사편찬위가 지난 2009년부터 진행해온 구술채록을 정리, 지난 2월 10일 펴낸 ‘사대문 안 학교들 강남으로 가다’에 먼저 손이 간다.

이 책은 1970~1980년대까지 서울 도심에 있었던 수많은 학교들이 왜 강남이나 목동, 노원구 등 개발지역으로 이전하게 되었는지를 낱낱이 증언한다. 이런 증언은 당시의 교사와 학교 동문, 교육 관료와 행정 관료 등의 기억을 토대로 한다.

현장에 있었던 그들의 이야기는 정부자료나 언론에서 읽을 수 없었던 생생한 ‘사실’을 담고 있다. 그들의 구술자료 채록에 따르면 서울시가 신개발지인 강남·잠실·송파·목동 등에 명문학교를 이전시켜 인구를 분산시키는 정책을 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서울시는 1970년대 교육열을 이용해 강남개발을 성공시키기 위한 의도로 경기고와 서울고, 휘문고 등을 강남으로 대거 이전시켰다.  이런 와중에 숙명·정신·배재고 등은 좁은 옛 교사의 불편 해소와 학생 수 감소 등에 따라 자발적으로 이전을 택했다. 이러한 ‘집단이주’ 결과 이른바 강남8학군이라는 교육특구가 만들어졌다.

시사편찬위는 서울의 도시개발과 교육 간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이 책을 기획, 4명의 도시계획관료, 1명의 교육관료, 17명의 교사, 3명의 동창생 등 총 25명을 2년에 걸쳐 만나, 총 35시간 분량의 구술을 채록했다. (5,000원)

◇‘경성부사’=  경성부사(京城府史)는 1934년 일제가 조선의 병합과 통치를 합리화하기 위해 펴낸 3권의 책이다. 시사편찬위는 3월 1일 이중 1권을 완역해 출간했다. 이번에 펴낸 1권은 5편으로 나뉘어 고대부터 1905년 통감부(統監府) 설치 직전까지의 연혁이 수록됐다.

‘경성부사’는 1920년대부터 1930년대 식민사학의 연구성과를 응집, 일제강점기 경성 연구를 위한 입문서로 주목을 받아왔다.  일본의 한국침략과 식민통치를 합리화시킨 서술로 크게 비판받고 있으나 시사편찬위는 서울의 옛 모습을 식민지배자들의 시각을 통해 통사적으로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20,000원)

◇‘서울의 문화재 세트’ 전6권=  서울시 소재 문화재를 책자와 시디(CD)에 담은 ‘서울의 문화재’ 증보판이다. 국배판 6권, 총 3000 쪽에 달하는 방대한 지면에 서울에 있는 문화재를 상세히 설명했다. 지난 2003년 첫 발간 당시 800여 건이었던 문화재가 1400여 건으로 대폭 늘어났다.

특히 이번 책에는 문화재청과 서울시에서 변경한 문화재 명칭을 모두 반영했고,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도로명 주소도 함께 병기해 시민들이 찾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했다.

제1권은 건조물에 대한 내용, 제2권은 도서류, 제3권에는 도자기와 금석문, 의복과 장신구, 무기, 과학기기, 제4권은 무형문화재와 민속문화재, 천연기념물, 등록문화재, 제5권과 6권은 불교문화재 중 불화와 불경, 불상 등 불교 관련 문화재를 수록했다.  (18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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