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내력 함께 고아낸 도가니탕, 교북동 대성집
50년 내력 함께 고아낸 도가니탕, 교북동 대성집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2.04.02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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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마다 두터운 세월의 더께‥ 변하지 않는 깔끔한 맛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도가니탕집을 꼽으라면 열에 여덟이나 아홉이 종로 교북동 ‘대성집’을 가리킨다.

대성집은 교북동 말고 동대문구 용두동에도 하나 더 있다. 두 대성집은 아무런 연고가 없으나 나름 미식가들에게 두루두루 유명하다. 잘 알지 못하면 도가니탕을 먹기 위해 대성집을 찾다 공연히 용두동에 가서 선지해장국만 받아들고 입맛 다실 수도 있다.

교북동 대성집은 문을 연지 50년이 지나 서울의 노포(老鋪)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대성집이 들어앉은 좁은 골목 풍경도 1970년대 초와 크게 다르지 않고 식당 안에 들어서면 바깥보다 더한 옛 정취가 물씬하다.

식탁마다 매일 수백 차례의 행주질로도 닦아낼 수 없는 두터운 세월의 더께가 앉아 있고 모서리 닳은 양념통도 다른 식당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물건이다. 맑아 보이는 도가니탕 국물은 깔끔하면서도 입 안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진한 국물을 얻기 위해 공장에서 만든 우육분을 섞거나 심지어 커피 크림까지 섞는 음식점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도가니탕으로서는 비싸다고 할 수 없는 9000원만 받으면서도 도가니와 스지 등 건더기도 야박하지 않게 들어있다.

도가니에 반주 한잔을 곁들이려면 2만 원짜리 도가니찜을 시키면 된다. 입에 닿는 느낌은 부드럽고 씹는 맛은 쫀득한 도가니와 스지가 빈 술병을 늘어놓게 한다. 전날 술이 과한 사람이라면 메뉴에는 따로 없는 선지해장국을 시켜도 된다.

교북동 대성집 선지해장국은 단돈 5000원에 지친 속을 시원하게 풀어준다. 이집 단골은 처음에 맑은 국물 그대로 도가니탕을 먹다가 알싸하게 매운 고춧가루를 풀거나 깍두기 국물을 부어 얼큰하게 조제해 먹기도 한다.

여기다 이 집에서만 주는 마늘장아찌 한 톨만으로도 도가니의 기름진 맛을 깔끔하게 잡아준다. 가격대비 훌륭한 탕과 찜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으니 안락한 좌석이나 세련된 서비스는 기대하지 말자.

■주    소 : 종로구 교북동 87번지
■연락처 : 02-735-4259 (매주 일요일 휴무)
■가는길 : 독립문역 사거리 영천시장 건너편 ‘ 꿈이 있는 약국 ’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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