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윤정임 실장
동물자유연대 윤정임 실장
  • 조현정 기자
  • 승인 2012.04.0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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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물건이 아니에요, 존중해주세요”
▲입양되기 전인 유기견을 돌보는 윤정임 실장.

서울의 도심 속의 한 낡은 주택 여기저기서 강아지들이 난리법석이다. 낯선 사람의 손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안기고 싶다고 재롱을 부린다.

사람에게 버려졌어도 여전히 사람의 손길을 그리워하는 유기견을 보호하는 동물자유연대의 윤정임 실장을 만났다.

동물자유연대 유기견 보호센터(성동구 행당동)는 유기견을 가정으로 입양하기 전까지 보살핀다. 학대를 당하거나 교통사고 등으로 다친 유기견을 구조해 치료도 하고 있다.

윤 실장은 “요즘 유기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서인지 입양 신청이나 문의가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끝내 입양되지 않고 7년 넘게 보호소에 머물고 있는 강아지도 있다. 이 단체는 현재 80여 마리의 유기견을 보호하고 있지만 입양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안락사를 시키지는 않는다.

윤 실장은 “안락사 정책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가정으로 안전하게 입양이 될 때까지 기다린다”며 “유기견들이 이곳에 와서도 병으로 시름시름 앓다가 죽게 되는 경우에는 정말 마음이 아프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버려지는 유기견은 10만여 마리가 넘는다. 하지만 입양이 되지 않을 경우 대부분 안락사시키는 등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인구가 천만 명을 넘어서고 있지만 싫증이 나거나 강아지 등이 병에 걸렸다는 이유 등으로 쉽게 버리는 경우가 셀 수 없이 많다고 한다.

윤 실장은 “반려동물을 기를 때는 동물을 키우는 게 재밌을 것 같다거나 보기에 예뻐 보인다는 이유에 앞서 끝까지 돌봐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사람들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는 또 “서울시내에는 마땅한 유기견 보호소 없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시설을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며 “정부가 나서서 유기견 보호대책과 중성화 수술 권장, 안락사에 관한 기준도 뚜렷하게 세워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국의 경우 20여 마리의 유기견 보호에 40명이 넘는 보호담당자들이 나서는 반면 우리나라는 자원봉사자 외에는 유기견을 보살펴줄 사람이 없다고 한다. 실제로 동물자유연대도 80여 마리의 유기견이 있지만 보호소 직원은 4명이 전부였다.

이 때문에 윤 실장은 모범적인 동물복지를 위해 내년 초에 설립 예정인 동물보육원 준비에도 힘을 쏟고 있다. 다른 유기견 단체의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복지나 입양 과정까지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가진 보호소 설립이 그의 목표다.

윤 실장은 “반려동물이 아파 보여서, 털이 빠져서, 성격이 거칠어서라는 이유로 쉽게 버리지 않고 진정한 사랑과 관심으로 평생을 책임지겠다는 인식이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유기견 입양은 동물자유연대 홈페이지에 신청서를 작성한 뒤 서류와 면접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문의 : 02-2292-6338    www.animal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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