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연예인 사찰, 20대 투표 나설까?
[4·11 총선] 연예인 사찰, 20대 투표 나설까?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2.04.0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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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단일후보 지지율 57.0%, 총선 판세 결정적 역할
▲지난달 30일 청계광장에서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주최로 열린 반값등록금-교육공공성완전실현 프로젝트 '보고있나'에서 20대 투표 참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간인 불법사찰 문건 공개 파문이 4·11 총선 정국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연예인 사찰’ 문제가 불거지면서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방송인 김제동 씨 등에 대한 사찰과 이른바 ‘좌파 소셜테이너’ 내사 사실이 알려지면서 20대가 투표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2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국가정보원 직원이 직접 찾아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콘서트 사회를 맡지 말도록 회유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앞둔 2010년 5월께 국가정보원 직원의 요청으로 두번 만난 일이 있다”고 밝혔다. 김씨에 따르면 일면식도 없던 국정원 직원이 서초구 방배동 서래마을 자택으로 두 차례 직접 찾아와 (고 노무현 대통령 1주기) 사회를 보지 않는 게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앞서 연예인 내사 지시를 받은 경찰이 여론 악화 등을 이유로 내사중단 결정을 내렸다는 문건이 공개되면서 지난해부터 나왔던 소셜테이너 내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이러한 연예인 사찰은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을 증폭시키는 한편, 다른 연령층에 비해 정치에 무관심했던 20대 투표율을 끌어올릴 계기가 될 수 있다.

20대가 연예인 사찰 등에 분노, 투표에 나설 경우 새누리당으로서는 지지율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 48개 선거구 대부분에서 여야 후보가 혼전을 벌이는 가운데 야권성향의 20대 투표율이 50%를 넘을 경우 여당 측이 크게 불리해진다.

지난달  23~24일 20~30대의 총선 지지성향과 관련, 경향신문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야권 단일후보 지지율은 57.0%, 새누리당 후보 지지율은 20.5%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20대의 69.3%가 범야권 단일후보인 박원순 후보를 찍었고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30.1%로 조사됐다.

하지만 20대는 투표율이 가장 낮은 세대로 이들의 투표 참여가 저조할 때 새누리당이 압승을 거둬왔다. 새누리당이 서울 48개 선거구 가운데 40의석을 차지한 2008년 18대 20대 유권자 4명 중 1명 정도만 투표에 참여한 것이다.

하지만 야권 자치단체장이 대거 선출된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는 20대 전반 세대(19~24세) 투표율은 45.8%였고, 20대 후반(25~29세) 세대는 37.1%로 전체 41.45%가 투표에 나섰다. 이번 총선에서도 20대가 연예인 사찰 등의 문제로 투표에 나설 경우 서울 총선판세를 뒤흔들 가능성이 충분하다.

최근 20대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인터넷 팟 캐스트 ‘나꼼수’ 등을 통해 정치적 관심이 크게 높아진데다 ‘반값 등록금’, ‘청년실업’ 등의 문제에 민감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청년 투표참여 운동을 벌이는 ‘청년연합 36.5’ 조용술 대표는 “이번 총선의 20대 투표율 목표는 50%를 넘기는 것이지만 18대 총선 때 20대 투표율이 20%대였던 것을 고려할 때 40%대 투표율만 기록해도 당락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을 경험하면서 적극적으로 투표참여 서명에 동참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다 연예인 사찰 등 파문이 일면서 20대 투표율이 18대 총선보다 크게 올라간다면 서울의 주요 접전 지역에서 여권은 고전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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