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대학가 부재자 투표 한창
[4·11 총선] 대학가 부재자 투표 한창
  • [뉴시스]
  • 승인 2012.04.0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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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참여로 정치 바꿀래요" 대학생 열기 높아
▲19대 국회의원선거 부재자 투표 첫날인 5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학교 대강당에서 대학생이 투표를 마치고 기표소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4·11총선이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5~6일 부재자 투표가 전국에서 일제히 치러지고 있다.

대학에 마련된 부재자 투표소에서는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려는 학생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번 투표에서는 전국에 대학내 부재자 투표소 29곳이 설치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대학 내 부재자 투표소는 학생들의 부재자투표 신청 건수에 따라 마련되기 때문에 투표소 증가는 학생들의 투표 참여 의지가 높아졌음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5일 부재자 투표소가 마련된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학교 청문관. 이날 오전 10시 부재자 투표가 시작되기 전부터 건물 밖에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누굴 찍을지 이야기를 나눴다. 투표소에 긴 줄이 늘어서진 않았지만 투표소를 찾는 학생들은 끊임 없이 이어졌다.

동대문구선관위에 따르면 경희대 부재자 투표 신고자는 2100여명. 이중 경희대 총학생회를 통해 신고를 한 학생은 재학생 1만3000명 중 10%인 1300여명이다.

이날 투표에 참여한 경제학과 임준형(20)군은 투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학생과 젊은 사람들의 정치참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임군은 "본가가 지방인 친구들 대부분이 부재자 투표 신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부분 총학의 안내를 받아 신청을 했다"고 전했다.

언론정보학과 박휘서(21)군도 "현 정치 세력이 각성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투표에 참가했다"며 "이번 총선은 지난해 지방선거와 분위기가 다르다. 주변에서 부재자 투표 참여 열기가 높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와 다른 의견을 가진 학생들도 있었다. 경제학과 전모(20)군은 "주변 친구들은 총선에 관심이 없는 친구들이 꽤 있는 듯하다"며 "그날 공부를 하거나 놀러가자는 분위기도 있다. 물론 용돈 벌어서 쓰기 바쁜 친구들도 있다"고 전했다.

경희대 총학 관계자는 "부재자신고 마감 1주일 전부터 강의실과 학내를 돌며 홍보를 했고 생각보다 호응이 높았다"며 "투표 안내 문자를 오늘 오후와 내일 다시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시작 1시간이 지났는데 2100여 명 중 150여명이 참여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일반 투표소는 이시간때 인원이 가장 많은데 학생들이라 번잡한 시간은 피해 투표하는 것 같다"며 " 전체 분위기는 투표가 끝나는 내일이나 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근 서울시립대에서도 부재자투표소가 마련된 대강당에 삼삼오오 짝을 지은 학생들이 끊임없이 모여들었다. 이 대학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6·2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서 '반값등록금 전국 1호' 대학이 됐다.

정치 참여의 혜택을 직접 받은 셈인지 투표권이 있는 학생 6500여 명 중 40% 가량인 2593명이 부재자투표 신청을 했다. 2010년 지방선거 당시 2214명이 신청을 한 것을 보면 18% 이상 신청자가 늘어난 것이다.

김경원 서울시립대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에게 투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깔려 있다"며 "학생들이 반값등록금 시행 이후 정치참여가 득이 된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전 11시 현재 신청 인원이 20%가 투표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투표용지 도착 안내 문자를 오후와 내일 보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선용(토목공학·07)씨는 "과거에는 20대는 투표를 안하고 놀러다닌다는 생각에 정치인들이 정책에 20대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지만 투표를 하니 비꼈다"며 "친구들도 투표를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 마련된 부재자 투표소에는 투표 개시전인 오전 9시48분부터 학생 10여명 줄을 섰다. 이줄은 투표 시작 10분 후 40여명으로 늘어났다.

탁모(23·여)씨는 "내가 살고 있는 사회니까 참여해서 책임감을 다할 것"이라며 "내가 한 행동으로 세상에 변화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에는 투표를 위해 다른 학교에서 온 학생도 눈에 띄었다.

국민대생 임모(26)씨는 "시험기간이지만 투표를 하러 왔다"며 "집이 지방인 친구들도 꼭 투표를 할 것이라고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관위 투표관리인 김정수(50)씨는 "현재로서는 일반 투표소와 비슷한 수준"이라면서도 "학생들이 끊임없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에서는 2100여명이 부재자 투표 신청을 했다. 한편 선관위가 너무 높은 부재자 투표 설치 기준을 적용, 학생들의 투표 참여를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려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2000명 이상되야 부재자 투표소를 설치해준다는 기준은 너무 높다"며 "다행히 우리 학교는 2000명 넘었지만 이를 위해 주말 포함 7일간 접수를 받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올해 부재자 투표소가 마련된 대학은 모두 29곳이다. 2010년 16개소 보다 13곳이나 늘어났다. 부재자 투표소가 마련된 대학은 서울·경기에서 서울시립대, 경희대(서울), 고려대, 동덕여대, 연세대, 인천대, 인하대, 아주대(수원), 경희대(수원), 중앙대(안성), 대진대 등이다.

지방은 강원대, 연세대(원주), 충남대, 건국대(글로컬), 한국교통대, 충북대, 한국교원대, 고려대(세종), 공주대, 부산대, 부경대, 경상대, 창원대, 경북대, 대구대, 한동대, 전주대, 원광대 등에 투표소가 마련됐다.

부재자 투표는 5일 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뤄진다. 만일 부재자 투표소에 가지 못할 경우는 선거일인 11일 주민등록지 투표소에서 투표관리관에게 투표용지와 회송용봉투를 반납하면 투표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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