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D-2일 ‘꼭꼭 숨은’ 유권자 표심
[4·11 총선] D-2일 ‘꼭꼭 숨은’ 유권자 표심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2.04.09 0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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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최소 의석 안정권 주장, 전문가 전망도 엇갈려
▲4.11 총선을 사흘 앞둔 8일 충북 진천군에서 새누리당 경대수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과 서울 서대문갑 우상호 후보와 합동유세를 벌이는 한명숙 민주통합당 중앙선대본부장.

이틀 앞으로 다가온 4·11 총선의 판세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여·야 모두 8일 현재 서울 48개 선거구에서 확실한 우세 지역으로 한 자리수 이상을 꼽지 못하고 있다. 여기다 정치평론가 등의 제1당 전망도 팽팽하게 맞서는 등 우열을 점치기 어렵다.

새누리·민주, 서울 안정권 후보 한 자릿수

먼저 여·야는 역대 선거에서 우세를 내세웠던 사례와 전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는 “서울에서 10석 안쪽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고, 민주당 관계자는 “서울에서 5-6곳을 제외하고는 다 백중세”라고 주장했다.

박선숙 민주통합당 사무총장도 8일 막판 판세에 대해 “현재 전국 70여개 지역에서 여·야간 초접전 양상으로 피말리는 싸움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조금 더 좁히면 70개 지역 가운데 30~40곳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민주통합당은 투표율을 이번 총선의 최대 변수로 보고 있다. 박 사무총장은 “작은 변수가 선거에서의 승부를 가를 것”이라며 “투표율 1~2% 차이가 당락의 희비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60% 이상 투표율이 돼야 접전지에서 야권 후보가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합지에서 다 승리해야 전체선거에서 새누리당에게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판세 전망도 각각 다르게 나타났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지난 6일 연합뉴스의 판세분석 조사에서 “140석을 획득하느냐를 승리의 기준으로 보며 이것이 원내 제1당의 기준이기도 하다. 반대로 120석에 못 미치면 패배”라면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10석 이상 이길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반대로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정치사회조사본부장은 이번 선거가 ‘정권심판론’으로 치러지고 있다고 전제한 뒤 “비례대표까지 포함해 새누리당 127석∼132석, 민주통합당 140∼145석”을 점쳤다.

선거 변수, 여론조사 해석도 분분

이런 가운데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둘러싸고 보수언론과 진보언론 간 해석도 각각 다르게 나타나는 등 판세 전망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박빙세를 보인다는 방송3사의 지난 1일 여론조사 발표에 대해 일부 진보언론은 “보수언론의 여론조작 사례”라고 주장하는 등 신뢰성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민간인 불법사찰’과 ‘김용민 민주통합당 노원을 후보 막말 파문’ 등에 따른 여론변화 여부도 정확한 판세 예측을 더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에 대해서도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새누리당이 논점 흐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와 유권자들의 정권심판 의지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김용민 막말 파문’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일부 핵심인물이 이구동성으로 사퇴를 촉구하고 있으나 노원갑 판세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한명숙 민주당 선대본부장도 7일 중랑구 유세지원에 나선 자리에서 김 후보의 막말 파문을 사과하면서도 출마 강행을 사실상 용인했다. 일부 정치평론가와 언론은 ‘막말 파문’에 따라 야권 지지 유권자들이 투표를 외면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뚜껑을 열어보아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민주당 핵심당직자는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김 후보의 8년 전 막말방송을 투표일까지 물고 늘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유권자들이 이 때문에 투표를 포기할 지 여부는 속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투표일 날씨, 여야 희비 결정할까?

한편 총선 당일인 11일 오전까지 비가 내릴 것이란 예보가 나오면서 투표율에 변화가 있을지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기상청은 선거 전날인 10일 전국이 차차 흐려져 낮부터 비가 시작돼 선거 당일인 11일 오전부터 점차 갤 것으로 예보했다.

과거 선거를 볼 때 투표일에 날씨가 화창하면 20~30대 젊은 층의 투표율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20~30대는 날씨가 좋으면 나들이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 그만큼 투표율이 떨어지지만 50~60대는 별 차이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투표 당일 비가 왔던 14대 총선에 비해 맑은 날씨를 보인 1996년 15대 총선의 20~30대의 투표율은 크게 하락한 반면 50~60대의 투표율은 눈에 띄는 감소세를 보이지 않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연령대별 투표율에 따르면 20대 전반과 후반의 투표율은 각각 44.8%, 43.8%로 14대 총선과 비교해 11.8%포인트, 13.3%포인트나 줄었다. 30대 역시 전반은 57.7%, 후반은 68%로 10.8%포인트, 7.7%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50대와 60대 이상 투표율은 81.3%, 74.4%로 3%포인트, 3.8%포인트씩 줄어드는데 그쳤다. 맑은 날씨에 포근했던 16대 총선에서도 20대 전반의 투표율은 39.9%, 후반의 투표율은 34.2%에 그쳐 15대 총선보다도 4.9%포인트, 9.6%포인트씩 줄었다. 30대 역시 전반이 45.1%, 후반이 56.5%로 15대 총선에 비해 약 11%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이런 전례에 따른다면 오는 11일 오전 비가 올 경우 젊은 층의 투표율이 높아질 수 있고 야권에게 상당한 호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날씨와 투표율의 상관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김대진 정치 컨설턴트는 “날씨보다는 선거에 대한 관심도가 어느 정도냐를 따져야 한다”며 “날씨와 투표율과의 관계는 선거에 대한 주목도가 높으면 전혀 먹히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 18대 총선의 경우 20~30대의 투표율이 13~20%포인트 가량 줄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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