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야권 서울은 승리, 전국 선거 패배
[4·11 총선] 야권 서울은 승리, 전국 선거 패배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2.04.12 02: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누리당 19대 국회 과반의석 확보, 대권 레이스 탄력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 민주통합당 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 당선이 확실시 되는 후보들의 이름 옆에 무궁화가 달려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정권심판론은 서울시에서만 통했다.

4·11 총선 당선자 윤곽이 드러난 12일 새벽 서울 48개 선거구 가운데 민주당 30석, 통합진보당 2석 등을 차지한 야권연대가 16석을 얻는데 그친 새누리당을 압도했다.

특히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접전 지역으로 꼽히던 서울의 선거구에서 개표 시작 직후 야권 후보가 앞서나가며 일방적인 승리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여권 텃밭 지역에서 간발의 차로 야권 후보를 제쳐 체면치레에는 성공했다. 

개표 초반 새누리당은 송파을에서 유일호 후보가 민주당 천정배 후보에게 밀렸고 양천갑에서도 민주당 차영 후보가 앞서나가는 등 야권에 압도당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개표가 종반에 접어들면서 이들 선거구의 새누리당 후보가 뒷심을 발휘, 1% 내외 차이로 야권 후보를 제치기 시작했다.

은평을에서도 통합진보당 천호선 후보가 ‘친이계’의 좌장 이재오 후보에 앞서기도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1위를 내준 뒤 1% 내외의 표차로 뒤쳐지기 시작했다. 강서을의 김효석 민주통합당 후보도 개표 초반 김성태 새누리당 후보를 제쳤으나 곧 역전을 허용, 결국 0.8%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서대문을에서도 정두언 새누리당 후보와 김영호 민주당 후보가 팽팽한 대결을 벌었지만 정 후보가 0.9% 차이로 신승을 거뒀다. 새누리당은 그러나 서울에서 39석을 휩쓸었던 지난 18대 총선에 비해 유래 없는 참패를 당하게 됐다.

민주통합당은 이같은 서울의 압승에도 불구하고 전국 246개 선거구에서 새누리당에 127석을 내주고 106석만 얻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말까지 MB정부 심판론을 앞세워 과반의석을 노렸던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사실상 패배와 마찬가지 결과다.

새누리당은 또 정당득표율 42.2%를 얻어 비례대표 25석 확보가 유력한데 비해 민주통합당은 36.9%의 득표로 21석 추가에 그칠 전망이다. 통합진보당은 10.3%의 정당득표율로 비례대표 6석 확보가 유력하다.

결국 새누리당은 지역구 의석과 비례대표 의석을 합쳐 152석을 획득, 원내 과반의석을 차지하게 됐다. 서울과 호남을 제외한 전국 각 지역의 선거가 이같은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당명을 바꾸고 나선 여당의 역공이 지역에서 먹힌 데다 박근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의 정치 안정론이 위력을 발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대다수 국민들이 정치를 외면하면서 전국 투표율이 55%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저조했던 것도 야권의 부진을 불렀다.

반면 서울시의 경우 지난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이 내세웠던 뉴타운 거품이 꺼진데다 이명박 대통령 정권 초 서울을 휩쓸었던 촛불 시위 등 여권과 대립각을 세웠던 정서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통합당은 통합진보당과의 연대에도 불구하 새누리당에 밀리면서 여소야대의 상황을 조성하지도 못해 앞으로 정국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선거기간 중 불거진 불법사찰을 비롯한 권력형게이트 등에 대한 국정조사와 청문회 개최, 특검 등 요구 등 대여공세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한편 새누리당이 19대 국회의 과반의석을 차지하게 되면서 오는 12월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새누리당 박 위원장은 당내 입지를 다지면서 순조로운 대권 레이스에 들어서는 반면, 총선에서 패배한 야권은 당 지도부의 위상이 흔들리면서 대권 체제 정비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야권은 잠재 대권주자로 거론되던 문재인 후보가 적지인 부산에서 승리, 대권 레이스에 한 걸음 다가섰으나 민주통합당의 구 민주계 인사들과의 조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서울에서 새누리당을 압도한 이번 선거 결과는 야권의 정권교체 움직임에 일정한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