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4월, ‘킬리만자로의 눈밭을 가다’
[책] 4월, ‘킬리만자로의 눈밭을 가다’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2.04.2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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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었던 헤밍웨이과 함께 돌아보는 젊은이의 성장통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어른이 된 뒤 ‘기억’하지 못한다. 세계문학전집 중 한 권을 얼른얼른 읽고 빠르게 다른 책을 찾던 중학교 때쯤의 독서목록에 끼워져 있기 십상이다.

문학동네가 그런 헤밍웨이를 봄볕 찬란한 4월 다시 살려냈다. 이번에 펴낸 <킬리만자로의 눈>은 헤밍웨이의 단편들 가운데서도 최고의 이야기로 꼽히는 13편을 엄선한 책이다.

수록 작품은 헤밍웨이 소설 중 예술적 성취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꼽히는 ‘프랜시스 머콤버의 짧고 행복한 삶’과 스페인 시절의 경험을 반영 ‘깨끗하고 불이 환한 곳’, ‘하얀 코끼리 같은 산’ 등을 비롯해, 헤밍웨이의 인생관과 그의 작품이 미학적으로 어떻게 발전해나가는지 그 정수를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한 <닉 애덤스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 9편을 함께 모았다.

이 가운데 ‘이제 내 몸을 뉘며’와 ‘가지 못할 길’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다. 사냥과 종군으로 젊은 시절을 보낸 헤밍웨이가 1차 세계대전 당시 적십자사 운전병으로 참전했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헤밍웨이 사후 출간된 <닉 애덤스 이야기>는 1920년대부터 30년대 사이에 발표한 24개의 이야기와 스케치로, 독립된 단편들의 묶음이자 하나의 장편으로도 읽을 수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은 헤밍웨이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닉 애덤스다. 그는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인디언 여인의 분만 현장에 갔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현실에 눈뜨고 사랑하던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괴로워하면서도 새로운 희망과 기대에 부풀기도 한다.

전장에서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으면서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텨내는 군인에서 전쟁에서 돌아와 자신을 보듬고 치유하기 위해 낚시여행을 떠난 닉의 궤적을 좇아가면서 삶과 죽음, 폭력과 공포, 사랑과 우정, 상실과 허무를 통해 삶의 비의에 눈뜨는 젊은이의 성장통을 함께 체험하게 된다. [자료: 문학동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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