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몽드 광고 논란, '캐슬 옆에 사는 우리는 농노?'
마몽드 광고 논란, '캐슬 옆에 사는 우리는 농노?'
  • 티브이데일리 박지련 기자
  • 승인 2012.04.2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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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해당 영상화면 캡처

코스메틱 브랜드 마몽드가 된장녀 조장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나 이와같은 광고들이 마몽드 이전에는 없었을까?

'된장녀'는 비싼 명품을 즐기는 여성들 중에 스스로의 능력으로 소비 활동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여성들을 비하하는 속어다.

지난 2005년 주간경향에 스타벅스 커피 전문점에 빠진 2~30대 여성들에 대한 특집 기사가 실리고 나서부터 이를 폄하하는 반응이 쏟아지며 인터넷 신조어로 파생됐다.

하지만 '된장녀'에 대한 반응이 부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특히 광고업체같은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던 것.

2006년 위니아만도는 김치냉장고 딤채의 광고에 있어 "딤채 안의 야채로 브런치를 만든다. 친구들과 실컷 먹고 떠든다. 뉴요커의 휴일이 따로 없다"는 카피가 등장했다.


2007년 LG 냉장고 디오스 홍보에 있어서는 "여자들이여 까다롭게 굴어라, 더 욕심 부려라, 게을러져라, 딴 생각해라, 우습게 보라, 기다리지 마라, 거들떠보지 마라, 큰소리 쳐라" 등의 카피 문구가 역차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2009년에는 맥도널드의 맥카페가 스타벅스 및 커피빈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다 '무개념녀' 조장의 뭇매를 맞았다. 실험을 콘셉트로 한 광고에서 피실험자가 모조리 여성인 상황에서, 2000원과 4000원 커피 중 여성들은 무조건 4000원 커피를 선택한다던가 똑같은 커피임에도 값이 비싼 커피를 더 맛있다고 선호하는 모습 등을 공개했던 것이다.

2011년 르노삼성자동차의 SM3 광고 중에 '아빠가 타고있어요' 편도 불만어린 반응을 낳았다. 자꾸 차 밖의 여성들이 차 안을 힐끔거리자, 아이가 '아빠가 타고 있어요'라는 사인을 차 뒤에 거는 내용이 줄거리다. 하지만 여성들은 고급차를 타는 남성이면 즉물적 반응을 보인다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불편한 감정을 자아냈다.

대략적인 광고들만을 정리해도 눈치챌 수 있는 것은, '된장녀'라는 개념에 이중적 잣대가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이런 소비 행태들을 비판하고 비난하지만 동경 심리가 일말도 없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그리고 이런 틈새를 광고가 파고들며 공략하고 있다.

몇년 전의 주상복합아파트 광고 중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줍니다"라는 카피 문구가 있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길을 가다 그 아파트와 마주칠 때마다, "저게 캐슬이면 그 옆에 사는 우리는 농노야?"라는 예리한 농담이 오고갔다고 한다.

캐슬 옆에 사는 농노와 된장녀 논란을 또다시 몰고 올 제2, 3의 마몽드 광고, 비난과 웃음을 쏟아내는 한편 입안이 씁쓸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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