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문제 다룬 극 '레슬링 시즌'
청소년 문제 다룬 극 '레슬링 시즌'
  • 이계덕 기자
  • 승인 2012.05.17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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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서계동 국립극단에서
▲ 청소년 문제를 다룬 연극'레슬링'을 국립극단에서 연다.[사진=국립극단 제공]

"8명의 고등학생, 1명의 심판. 지름 9m의 원형 매트. 그 안에서 끊임없이 겨룬다. 라운드마다 펼쳐지는, 온몸으로 부딪히는 것은 우리 일상에서 매일매일 마주치는 문제들이다.

왕따, 소문, 폭력, 사랑, 정체성…. 도망가고 싶지만, 붙지 않으면 레슬링은 이루어지지 않고, 엎치락뒤치락하는 힘의 역학관계 속에서 문제는 커지고, 추측은 소문으로, 소문은 사실로 증폭된다.

“스포츠맨답지 않은 추측의 유포!” “자세위반! 규칙위반!” “통제 불가!” “잠재적으로 위험!” 심판이 아무리 정리하고, 끌고 가줘도 좀처럼 레슬링은 쉽사리 끝나질 않는다. "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소장 최영애)는 29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서울 서계동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연극 '레슬링 시즌'을 개최한다.

국립극단의 두 번째 청소연극 ‘레슬링 시즌'은 우리 스스로 ‘질문’을 하기 위한 연극이다.

‘넌 날 안다고 생각하지만, 넌 날 몰라.’ 우리를 닮은, 완벽하지 않고, 문제투성이인 극중 인물들은 자기 자신과 서로에게 끊임없이 기가 찬 질문을 던진다.

연극 '레슬링 시즌'은 혼란스럽기 그지없는, 불안정한 정체성의 문제로 가득 찬 우리 삶과 인간관계를 레슬링의 방적식으로 대입해 풀어낸다.

'민기'와 '강석'은 레슬링부 절친이다. 대학을 가기 위해 우승을 목표로 하는 민기는 무리한 체중감량을 한다. 강석은 그런 민기가 점점 멀게만 느껴진다. 같은 레슬링부인 '영필'과 '기태'는 민기와 강석이 붙어다니는 게 밉다. 민기와 같은 체급에서 붙게 된 기태는 그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을 내게 된다.

한편 같은 반 친구 '소진'은 민기에게 소문을 덮을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하지만 소문은 점점 커져만 가고 마침내 경기의 날은 다가온다.

연극은 경기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삼면무대에서 공연한다. 레슬링의 역동성에 기반한 움직임과 라운드별로 울리는 버저와 함께 시작하는 경쾌한 랩이 어우러진 음악, 배우들이 매트 안팎을 오가며 선수에서 앙상블로 변신하는 등 코믹한 상상력을 보탠다.

국립극단의 첫 번째 청소년 연극 '소년이 그랬다'로 주목 받은 작가 한현주씨가 원작에 우리 이야기와 감수성을 더했다. 스페인 왕립연극학교에서 4년간 연기 연출을 공부한 연출가 서충식씨가 섬세한 연출을 보여준다.

서 연출은 "'레슬링 시즌'은 왕따, 성 정체성, 동성애, 폭력 등 민감한 이야기들을 과감히 끄집어내는 맹랑한 문제극"이라며 "매트 위에서 벌이는 레슬링을 통해 고민하는 것이야말로 살아가는 힘이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2관왕 출신 한국체대 레슬링부 백진국 조교, 올해 전국레슬링대회 고등부 종합우승을 거머쥔 서울체고 정종구 감독이 자문과 협력을 맡아 현실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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