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가든파이브, 인본주의 해법 찾아야
텅빈 가든파이브, 인본주의 해법 찾아야
  • 서울타임스
  • 승인 2012.05.25 10: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는 6월 개관 2주년을 맞는 가든파이브가 절반 이상 빈 공간으로 남아있다고 한다. 가든파이브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재직할 때인 2003년 청계천 상인들의 이주 상권을 마련한다는 계획에 따라 만들어졌다. 여기에 쏟아 부은 사업비만 1조3000억 원이다. 시행사인 SH공사는 아직도 하루 1억 원 이상의 금융비용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1년이면 365억이 넘는다. 서울시의 대표적인 ‘밑 빠진 독’이 된 셈이다.

가든파이브의 속을 들춰보면 외화내빈의 상징적인 구조물과 같다. 복합문화쇼핑센터를 표방하며 ‘아시아 최대의 상가’에 집착한 결과로 보인다. 입주상인들은 건물의 설계부터 잘못됐다고 한다. 외관은 화려하지만 막상 안에 들어가 보면 가게마다 커다란 기둥이 하나씩 박혀 있다. 공간 효율성과 쾌적한 인테리어는 애시당초 고려하지 않은 설계다.

이렇게 된 까닭에 대해 상인들로 구성된 가든파이브 관리단 측은 시공사 선정부터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심지어 이른바 청계천복원사업을 맡은 건설사들에 가든파이브 건축을 나눠줬다는 의혹까지 제기한다. 청계천 상인 측도 가든파이브가 완공되면 3~6개월 내에 청계천을 떠나 가든파이브로 이전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책임이 있다. 하지만 상인들은 주력상품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입주가 어렵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서울시는 가든파이브뿐만 아니라 아예 공사가 중단된 채 남아있는 양재동 파이시티 문제도 떠안고 있다. 파이시티 또한 대규모 쇼핑몰 조성을 내세웠으나 중도에 주저앉고 말았다. 가든파이브와 파이시티는 공교롭게도 이명박 전임시상 재직당시 첫 삽을 뜬 사업이다. 여기서 확인할 수 없는 의혹은 논외로 하더라도 한 가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 하나로 거칠 것 없이 당선됐다. 국민들은 ‘경제’를 자신의 ‘욕망’으로 환치하며 압도적인 지지를 던졌다.

그러나 이제야 당시의 ‘욕망’이, 또 이를 부추긴 ‘경제 살리기’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알게 됐다. 겉만 화려하고 속은 텅 빈 가든파이브는 이러한 욕망의 정치가 낳은 기형아와 다름없다. 가든파이브를, 입주 상인과 시민들을 치유하는 일은 이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돈으로 돈을 번다는 천민 자본주의에서 벗어나 사람을 앞세우는 인본적인 해법이 나오길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