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자란 아이는 다르다?
강남에서 자란 아이는 다르다?
  • 조현정 기자
  • 승인 2012.06.0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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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영어 사교육, 빈부격차 대물림”… 소득·지역별 ‘영어 격차’

소득과 지역에 따른 학생들의 '영어 격차'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KDI(한국개발연구원) 김희삼 연구위원이 지난 4일 발표한 '영어교육 투자의 형평성과 효율성' 보고서에 따르면 영어 사교육 참여율의 경우 월 소득 100만 원 이하 가구의 학생은 20%이지만 500만 원 이상 가구 학생은 70% 수준이다.

처음으로 영어 사교육에 참여한 시기도 서울 강남권은 절반의 학생이 초등학교 입학 전에 영어 사교육을 받기 시작했고 비강남권은 40%의 학생이 3학년 이후에야 사교육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평균 영어 학습시간은 강남의 경우 2~3시간이 29%로 가장 많았고 비강남은 1시간 미만이 37.5%로 가장 많았다. 또한 영어 유치원 참여비율은 강남이 24.6%, 비강남이 1.1%였고, 영어캠프 및 해외어학연수는 강남이 40.3% 비강남이 22.7%였다. 영어전문학원 수강경험은 강남이 77.4%, 비강남이 39.8%였다.

영어 사교육 격차는 대입 수능성적은 물론 취업과 연봉에도 영향을 미쳤다. 2004년 고3 학생 2087명의 수능 성적과 가구 소득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소득이 100만 원 상승할 때 수능 백분위 점수는 수학이 1.9점, 국어가 2.2점 오르는데 그쳤지만 영어는 2.9점이나 상승했다. 취업전선에서도 어학연수 경험자가 합격 통지를 평균(1.3회)보다 0.1회 더 받았고, 토익(TOEIC) 점수가 100점 높으면 연봉을 170만 원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영어 격차에 따른 압박은 취업 단계에까지 이어진다. 영어 능력 향상을 위해 다른 분야에서의 희생까지 감수하는 것으로 대학생의 68.8%(공학계열은 72.4%)는 영어 공부에 대한 부담으로 다른 공부나 활동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김희삼 연구위원은 "전체 초·중·고생 사교육비의 3분의 1이 영어에 지출되고 있다"며 "도시와 읍면, 도서벽지 학생 간의 영어성적 격차가 전국 영어성적 표준편차의 40% 내외에 달하는 등 수학과 국어보다 영어의 도농 간 성적 차이가 컸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소득에 따른 수능성적 차이는 수학 국어보다 영어에서 두드러지고 대졸 청년층의 토익점수에서도 부모의 교육 및 소득 수준, 대학 소재지 등에 따라 체계적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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