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 가격 상승, 서울 서민 ‘보금자리’ 빼앗는다
단독주택 가격 상승, 서울 서민 ‘보금자리’ 빼앗는다
  • 김성배 기자
  • 승인 2010.04.29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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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시 단독주택가격 2009년보다 평균 3.38%↑

서울 시내 아파트 가격의 전반적인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단독주택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9일 서울시는 서울시내 단독주택 38만 1,670가구의 개별주택가격을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전체 단독주택 가격은 작년보다 평균 3.38% 상승해 전국 평균(1.92%)보다 높았다.

자치구별로 비교하면 뉴타운 사업이 활발한 성동구(4.52%)와 국제 업무지구 조성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용산구(4.37%), 송파구(4.13%)의 단독주택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반면 강북구(2.02%), 도봉구(2.08%), 노원구(2.32%) 등의 순으로 낮은 상승세를 보였다.

관련 업계는 이와 같은 주택 가격 상승의 중추에는 도시 재개발을 통한 뉴타운 사업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뉴타운 사업으로 소형주택이 사라짐으로써 자금 여력이 없는 서민들의 수요가 서민형 주택 공급보다 많음으로써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시 주거환경개선정책 자문위원회 공청회 자료에 따르면, 뉴타운 사업 이전에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비율은 63%에서 사업 후 30%로 줄어들었고, 매매가 5억원 미만 주택 비율은 86%에서 30%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서민들을 위한 전세가 4천만원 미만의 주택이 뉴타운 사업으로 거의 사라졌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은 오늘 서울시가 밝힌 통계에서도 드러나는데, 서울 시내 전체 주택 수는 지난해 38만 9,828 가구보다 8천여 가구 줄어들었다. 결과적으로 그 줄어든 가구 수만큼 일반 서민의 보금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서울 1인 주거 면적 증가, 혜택은 ‘있는 자’에게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2000년 기준으로 최근의 각종 조사와 비교한 ‘지표로 본 서울시 생활환경 격차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 시민 1인당 주거 면적이 8년 사이 33% 넓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뉴타운 사업 등으로 서울 시민 1인당 주거 면적이 2000년 19.29㎡에서 2008년 25.79㎡로 상승세에 있다는 것. 1인당 주거 면적이 넓은 자치구 순으로는 2000년 강남구(27.6㎡), 마포구(27.3㎡), 서초구(26.8㎡) 순에서 2008년에는 서초구(36.4㎡), 강남구(34.5㎡), 용산구(31.9㎡)의 순으로 바뀌었다.

부동산 매매가격에 따른 시내 아파트 3.3㎡당 평균 가격은 2000년 696만원에서 2009년 1205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3.3㎡당 가격이 높은 자치구는 2000년 강남구(1198만원), 서초구(1084만원), 용산구(911만원)의 순에서 2009년 강남구(2446만원), 용산구(1783만원), 서초구(1686만원) 순으로 바뀌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주거 면적이 넓어진 것은 소형 주택들이 헐리고 중대형 아파트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넓어진 주거 면적의 혜택을 누리는 이들은 일반 서민이 아니라 중대형 아파트에서 살거나 시세 차익을 보고 있는 계층이라는 것이다.

부동산114의 이호연 과장은 “현재 서울시의 단독 주택 가격 상승은 일단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계속 상승세가 이어질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서민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있을 거라고 보지만 뚜렷한 방도가 없는 것도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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