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조망 5 - 밥 한 그릇
철조망 5 - 밥 한 그릇
  • 박성우(시인·우석대교수)
  • 승인 2012.06.08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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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 재래시장 포장마차 골목
장마가 지나서 오랜만에 왔다

젊은 청년 두 명이 서둘러 들어와
옆자리에 앉았다

한 청년이 오줌 누러 간 사이
얘는 고아원 출신인데
신문배달업소에 일하다 짤려
위로하러 왔다고 한다
연말에 군대도 가게 되었다고

주인 아줌마가
밥 한 그릇 다시 갖다 놓았다.

작품출처 : 김수복(1953~    ), 『삶과꿈의 앤솔러지 좋은시 2009』

■ 그새 무더운 유월입니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곤 하는 유월의 끝 무렵에 닿기 전까지는 불쾌지수가 어지간히 올라가겠지요. 그렇지만 또 장맛비가 시작되면, 재해에 대한 ‘불안지수’가 우리를 연일 불안케 하고 고통스럽게 하겠지요. 아무튼 불쾌지수는 잘 아시다시피 기온과 습도 따위의 기상요건을 바탕으로 무더위에 대하여 몸이 느끼는 불쾌감 정도를 말하는 지수입니다.
헌데 혹시, ‘경제불쾌지수’라는 말을 아시는지요. 사전을 뒤적여보니 경제불쾌지수는 경제에 대한 ‘국민의 불안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라고 합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합한 다음 실질 경제 성장률을 뺀 수치’라고 하네요.
저 양재 재래시장 포장마차에 닿아있는 청년이 느끼는 경제불쾌지수는 얼마나 될까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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