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점가 점령한 ‘일류’, 이자까야 전성시대
서울 주점가 점령한 ‘일류’, 이자까야 전성시대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2.06.22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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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포화상태에다 주인 역량 따라 성패 갈려, 한식 간이주점 아이템 주목
▲ 2000년대 중반 이후 일본식 선술집 ‘이자까야’가 서울 뒷골목을 점령하고 있다. [사진=서울타임스 자료사진]

‘일본 직장인 삼겹살에 막걸리 오이시~’, ‘일, 오리콘 차트 한류 점령’
최근 국내 언론들이 쏟아내는 기사 제목들이다. 하지만 정작 서울거리는 도쿄의 한식당보다 몇 배 많은 이자까야(い-ざかや·居酒屋·선술집), 스시(壽司·초밥) 전문점 등에 점령된 지 오래다.

2000년대 중반부터 강남과 홍대거리 등에 하나 둘 자리 잡기 시작한 이자까야식 주점은 2010년대로 접어들면서 시내 대학가는 물론, 변두리 주택가와 시장골목까지 파고들고 있다. 일식 주점의 형태도 다양한 편이다. 당초 닭고기 구이 등을 주력으로 하던 ‘야끼도리’ 등 단순한 메뉴가 주종을 이뤘으나 최근에는 ‘라멘전문점’, ‘스시전문점’, ‘돈부리( どんぶり·일식 덮밥요리)전문점’ 등 여러 주력 메뉴를 선보이는 추세다.

2030세대 일식 선호 주도
이러한 ‘일식 열풍’은 20~30대 계층이 외식산업의 주요 소비자로 떠오르면서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한 자리에서 다양한 메뉴를 고를 수 있는데다 이국적인 분위기까지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일식 주점을 즐겨 찾는다. 여기다 한 자리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폭음하지 않고 각자 주량에 맞춰 술을 마시는 풍토도 한 몫 하고 있다.

특히 20~30대는 장년층에 비해 일본 문화에 거부감이 덜해 이자까야 등을 즐겨 찾는 다. 주점 형태의 이자까야 뿐만 아니라 일본식 생선초밥집도 2010년부터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초밥집은 일본 유학파 일식 요리사를 중심으로 한 스시 전문점부터 중저가 회전초밥집까지 다양한 형태로 분화하는 추세다.

스시 전문점은 점심시간의 경우 1인당 3만~5만 원, 저녁은 4만~8만 원 정도의 코스요리를 선보여 특급호텔 일식레스토랑과 시중 저가 초밥집과 차별화를 이룬다.

이에 따라 소자본 창업 아이템으로 이자까야와 스시 전문점을 내세운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 이자까야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초기 투자금과 단시간 매출 증대, 관리의 효율성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이 가운데 한 프랜차이즈 업체는 6월 들어 20일 현재까지 서울 3곳(신도림·쌍문·암사동), 부산 1곳, 인천 1곳, 천안 1곳, 부천 1곳, 울산 1곳, 남양주 1곳 등 모두 9곳의 가맹점을 오픈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들 뿐만 아니라 서울의 요리학원들도 이자까야 창업반을 따로 두는 등 인기를 반영하고 있다.

위험부담 적은 ‘포차’ 프랜차이즈 부상
하지만 스시와 야끼도리 등 간단해보이는 일식 요리도 오랜 수련기간을 거치지 않을 경우 창업에 실패할 가능성이 타업종보다 더 높은 편이다.  

최근 광진구에서 이자까야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열 계획이었던 오세중(44) 씨는 “요리학원에서 3개월 동안 창업코스를 밟고 여러 프랜차이즈 업체를 알아보았지만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 망설이고 있다”며 “서울을 중심으로 불기 시작한 일본식 주점 열풍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도 쉽게 예상할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외식창업 프랜차이즈 업체 ‘미스&미스터 포테이토’를 운영하고 있는 나홍선 대표(43)은 이와 관련, “이자까야는 이제 포화상태에 달해 ‘오너 셰프’ 역할을 해야 하는 사업자의 역량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며 “요즘에는 창업 부담이 적고 친숙한 입맛에 맞춘 한국요리 중심의 포차(포장마차) 형태의 간이 주점이 뜨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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