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의 번식과 20년 후 서울 모습
황새의 번식과 20년 후 서울 모습
  • 서울타임스
  • 승인 2012.06.2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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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에서 국제협약으로 보호 중인 멸종위기 동물들이 속속 태어났다고 한다. 황새와 표범, 흰손기번 원숭이 등은 올해 들어서만 42마리가 태어나 3년 새 2배로 증가했다는 소식이다.

서울대공원은 이러한 낭보의 배경으로 동물원 콘크리트 바닥 철거를 들었다. 콘크리트를 들어내고 흙과 잔디를 깔아준 뒤 멸종위기 동물의 출산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동물들의 출산 증가가 서울시에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다. 서울시는 최근 20년 후의 모습을 그려보는 도시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이번 도시계획에서 앞으로 서울의 환경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를 중점적으로 살핀다고 한다.

각계의 전문가를 총동원, 서울의 미래학을 집대성하는 작업이다. 미래 도시의 모습은 SF 소설이나 영화의 주요 모티브가 됐다. 대부분 삭막하고 황폐한 자연의 모습이 그려진다.

SF의 대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장편 ‘파운데이션’에서 인공구조물을 세워 지구를 성층권으로부터 완벽히 차단한다. 결코 살만한 세상은 아니다. 21세기 들어 그의 상상력은 충분한 개연성을 갖게 됐다. 혹자는 20년 후 서울도 그런 인공구조물로 칠갑한 모습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아이들 가운데 40%는 이미 아토피 등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질환을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토피를 대표적인 공해병이라고 분석한다. 콘크리트 바닥에서 출산도 못했던 멸종위기 동물들처럼 인간도 아스팔트와 콘크리트에 둘러싸여 건강을 잃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5알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전국시멘트산업공해피해자대회’를 열었다. 지난 1986년 탄광 근처에도 안 가본 서울시민 박길래 씨가 진폐증진단을 받았고, 1989년 법원은 연탄공장의 분진 때문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연탄 분진뿐만 아니라 서울시민들은 매일 도로에서 날리는 무수한 미세먼지에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 심지어 노원구의 작은 마을 아스팔트에서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돼 모두 뜯어내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사례에 비추어볼 때 서울의 20년 후 도시계획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햐 할 지 알 수 있다. 더 이상의 개발보다 이미 깔아두었거나 장벽을 쳐 놓은 콘크리트부터 걷어내야 한다. 후손들에게 서울의 자연을 돌려주고 앞으로 100년, 500년 이상 청정한 도시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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