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서울 아파트, 날개가 없다’
‘추락하는 서울 아파트, 날개가 없다’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2.07.12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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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주택담보대출 환수 나서, 재건축단지 급매물 속출
▲지난 2009년 20% 이상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깡통아파트로 전락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다 본격적인 장마철로 접어들면서 이사 수요도 거의 사라져 서울시내 부동산중개업소들은 개점휴업 상태로 전락하고 말았다.

시민들은 이러한 부동산 경기 침체가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고 앞으로의 반등을 기대하고 있으나 서울의 재건축 시장마저 얼어붙어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10일 부동산114와 한국갤럽이 19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 이상(52.6%)이 거주지역을 기준으로 현재 부동산 경기가 나쁘다고 평가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조사 당시 43.7%가 붖정적인 평가를 한 데 비해 크게 높아진 수치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 거주자의 경우 71.4%가 ‘나쁘다’고 응답해 지방(33.5%)에 비해 불경기 체감도가 훨씬 높았다. 앞으로 1년간 경기 전망을 묻는 질문엔 ‘지금과 비슷한 수준일 것’(67.9%)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더 나빠질 것(17.3%)이라고 보는 이들이 지난해 하반기(24.7%)에 비해 7.4%포인트 줄어 현재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수도권 거주자 2명 가운데 1명(48.4%)이 올해를 집값 바닥 시점으로 꼽았고, 뒤를 이어 ‘모르겠다’(25.1%), ‘2014년 이후’(14.2%), ‘2013년 상반기 또는 하반기’(12.3%)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부동산 바닥쳤다’ 시민 희망사항

올해가 바닥일 것이라는 응답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집값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재건축 단지들도 하락세가 증폭되고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재건축단지인 강남 개포주공 아파트와 은마아파트 등은 올 상반기 내내 내림세를 거듭, 지난해 연말보다 수천만 원씩 가격이 떨어졌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는 10일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의 경우 올해 초 8억5000만 원을 호가했지만 최근 7억9000만 원 선의 급매물이 나온다고 밝혔다. 잠실주공5단지 113㎡ 또한 올해 초 10억500만 원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9억 원 이하의 급매물이 거래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하락세가 반등할만한 요인이 없다는 점이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는 이유가 만기 도래가 다가오는 주택담보 대출이기 때문이다. 주택경기가 활황세를 보였던 2009년께 받은 대출 만기가 돌아오고 있지만 은행들이 대출 연장을 거부하고 있어 급매물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들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제한을 초과하는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대출금 환수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은행의 독촉에 밀린 시민들이 급매물로 아파트를 내놓으면서 전체적인 가격하락이 이어지는 셈이다. 이에 따라 올해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시민들의 관측은 희망사항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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