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신비주의, 일부러 만들려고 한 적 없어"
전지현 "신비주의, 일부러 만들려고 한 적 없어"
  • 티브이데일리 선미경 기자
  • 승인 2012.07.13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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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지현(31)이 그에게 딱 맞는 캐릭터로 돌아왔다. 예쁜 옷을 입고 늘씬한 몸매를 뽐내며 긴 생머리를 휘날리는 전지현의 모습은 10여 년 전 스크린에서 보던 '청순한' 여신 그대로였지만 여신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걸쭉한 욕은 전지현이 달라졌음을 보여줬다.

자신이 예쁘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이용해 남자까지 홀리는 섹시한 미모의 줄타기 전문 도둑 예니콜. '어마어마한' 욕을 입에 담고 솔직하고 거침없는 언변을 자랑하는, 동지애보다는 캐시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예니콜은 마치 전지현을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전지현과 잘 어울렸다.

그냥 어울리기만 한 것이 아니다. 전지현은 영화 '도둑들'(감독 최동훈, 제작 (주)케이퍼필름)이 처음으로 공개된 후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찬사를 받고 있다. 그만큼 예니콜이 전지현에게 잘 맞았다는 얘기다. 또 전지현이 예니콜을 완벽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예니콜은 정말 매력적이니까. 시나리오에서도 예니콜은 정말 매력 있었고 가슴이 벅찼어요. 역할 자체가 완벽했죠. 처음에는 욕심에 애드리브도 했었어요. 사실 시나리오에서 예니콜은 말끝마다 '씨'자를 붙였는데 조금 완화됐어요. 감독님이 예니콜의 작은 부분까지 연기를 하면서 직접 보여주셨는데 배우와 감독간의 이런 케미스트리가 없었다면 어려웠을 거예요"

사실 전지현과 최동훈 감독의 만남은 꽤 운명적이었다. 전지현과 최동훈 감독은 미국 뉴욕의 자라(ZARA) 매장에서 만난 사이. 영화 '데이지'를 찍으면서 제작프로듀서이자 최동훈 감독의 아내인 안수현PD와 가까워진 전지현은 그때 처음 최동훈 감독을 만나 '도둑들'을 함께 하게 됐다.

인터뷰 전, 사진을 찍기 위해 창문에 기대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전지현은 여전한 '여신'이었다. 15년 전과 똑같은 미모를 자랑하던 전지현은 가끔 농담도 하며 한층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도둑들'의 예니콜 때문일까. 하늘에 있을 여신 같았던 전지현이 이제는 땅으로 내려와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사실 전지현은 데뷔 후 줄곧 '신비주의'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후 대중과 조금 가까워지는 듯 싶었지만 어는 순간 전지현은 다시 다가갈 수 없는 여신으로 돌아가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도둑들'을 통해서 다시 대중에게 다가왔다. 이제 슬슬 신비주의 테두리에서 벗어나려는 것일까.

"저는 신비주의라는 단어가 어색해요. 그런 것은 없었어요. 언론이나 매체에서 만들어낸 수식어죠. 저는 그동안 영화를 찍으면 관객들을 만날 기회가 인터뷰밖에 없었어요. 해외촬영도 많았고, 텀이 길어지다 보니까 신비주의가 된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조심스럽기 때문에 말도 아끼고 그랬는데 사실 아직도 그러면 우습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이제 현장에는 동생들이 더 많으니까. 자연스럽게 바뀐 것 같아요"

"그동안 제가 여성 캐릭터가 위주인 작품을 많이 했잖아요. 판타지적인 요소도 많았고. 땅에 붙지 않은 역할이었죠. 예니콜은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캐릭터죠. 욕도 좀 하면서(웃음). 그런 모습들이 친근감 있게 다가갈 것 같아요"

신비주의라는 수식어에 둘러싸여 가끔 작품을 통해서, 그리고 광고를 통해서만 팬들을 만나서 인지 전지현은 '광고만 찍는 배우'라는 오해도 받아야했다. "내가 아닌데요 뭘"이런 말에 대해서도 전지현은 쿨하게 받아넘겼다.

"그때는 그냥 '내가 아니니까'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광고만 찍을 거 아니니까요. 사실 광고는 인기가 있으면 많이 하고 그런 거라서 그런 것에 대해 굉장히 초연했어요. 좋아하는 연기를 오랫동안 할 건데요 뭐(웃음)."

신비주의와 함께 전지현을 대표하고 있는 이미지는 바로 '긴 생머리'다. 첫사랑은 반드시 긴 생머리여야 하기 때문일까? 10여 년 동안 국민 첫사랑으로 대표되던 전지현과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긴 머리다.

"머리스타일에 변화를 준 적이 많은데 별로 기억을 못 하시는 것뿐이에요. 강렬한 이미지를 못 줬기 때문이겠죠. 사실 여배우에게 숏커트는 굉장히 위험할 수 있어요. 긴 머리는 그냥 묶으면 되니까 편하기도 하고. 또 여배우로서 다양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도 긴 머리만큼 편한 게 없고요. 아마 전지현한테 가장 잘 어울리는 이미지가 긴 머리이기 때문 아닐까요?"

지상으로 내려온 원조여신 전지현, 그녀의 활약이 기대되는 '도둑들'은 오는 25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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