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그려본 풍경, 박영남
하늘에 그려본 풍경, 박영남
  • 정민희
  • 승인 2012.07.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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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대지의 자연 풍경을 기하학적인 추상으로 구현해낸 화가가 있다. 붓 대신 손으로 직접 물감을 반죽하듯 겹쳐나가는 핑거페인팅(finger painting)으로 유명한 박영남이다.

▲ 손가락으로 그리는 핑거페인팅
기본 컬러이기도 흑백의 무게감을 살린 캔버스화면이 작품의 대부분이지만 거기에 찬란하게 반사되는 반짝이는 색채를 옮겨 자연의 색을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작가는 해가 있을 때 그림을 그리고 해가 지면 작업을 끝내는 습관이 있다. 햇살이 캔버스화면에 드리우는 것이 작가에게는 대지였고 햇살의 흔적에서 풍경의 근원을 찾는다.

제3회 김수근 미술상 수상자인 박영남 작가는 서울대 서양화과 졸업 후 뉴욕으로 유학하며 1970년대부터 추상회화의 계보를 잇는 중심에 섰다.

<하늘에 그려본 풍경 (Landscape against Blue Sky)> 연작을 통해서 사각형과 원 형태, 수직선과 대각선 등의 기하학적 형태와 더불어 자유자재의 선적 요소를 부각시켜 순수한 열정을 뿜어낸다. 아크릴 물감이 마르기 전에 즉흥적으로 전개하는 드로잉은 해방감을 맛보게 한다.

▲ Landscape against Blue Sky, 77x80cm, Acrylic on canv as, 2008
여러 겹의 밑 작업으로 은은하게 우러나오는 깊고 우아한 컬러에 강한 흑색의 포인트를 주기도 하고 두터운 물감으로 도드라진 선 느낌을 살린 작품은 때로 또다른 오브제처럼 보이기도 한다.

항상 일관되게 자연의 경이로움에 대한 관조의 자세를 유지하며 근원적인 자연의 풍경을 모티브로 ‘색채는 곧 형태’라는 컬러시리즈를 이어간다.

대지라는 자연적 비정형의 색면에 구성주의적 분할을 표현하는 선의 흔적은 안정적인 화면에 긴장감 넘치는 생동감을 던져주기도 한다.

이로써 작가 박영남의 추상회화는 해석이 필요한 개념추상회화가 아닌 몸의 움직임으로 기록된 인간미가 담긴 조형예술의 극치로 여겨진다.

▲ Landscape against Blue Sky, 250x400cm, Acrylic on ca nvas,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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