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드는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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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덕희 노을공원시민모임 사무국장
  • 승인 2012.07.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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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도는 아직 시민 손길 필요한 쓰레기 산’

‘노을공원 재활용&그린에너지 가족캠프’는 초등학생, 중학생 가족을 대상으로 쓰레기 매립장이라는 노을공원의 역사성을 살려 실생활에 밀접한 기후 변화 및 에너지 체험을 위한 1박 2일 캠프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서울시가 지원하는 ‘2012년 녹색서울실천공모사업’으로 노을공원시민모임에서 12월까지 진행하는 ‘노을공원 시민참여 생태계관리 정착 및 공원이용 활성화 프로그램’의 일부이다.

평화의공원, 하늘공원, 난지천공원, 난지한강공원, 노을공원 등 다섯 개의 공원으로 구성된 월드컵공원 중에서도 노을공원은 교통이 불편하고 연중 방문객이 20만 명 정도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한 번 다녀간 이들은 드넓게 탁 트인 공간과 아름다운 노을을 잊지 못한다.

이런 가운데 노을공원시민모임은 생태보호와 시민이용 편의제공이라는 두 가지의 상반되는 가치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출 지에 대하여 고민하고 있다. 캠프 프로그램은 시민편의 제공에 가깝다. 이번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하여 노을공원 특유의 캠프 프로램을 만들 것이다.

우선 두 가지의 새로운 놀이를 추가하고자 한다. 그 하나로 버드나무 꺾꽂이. 노을공원시민모임에서는 노을공원 자연물놀이터 주변에 꽤 넓은 양묘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 4월부터 묘목을 키우고 있다. 양묘장에서 습기가 많은 장소에 버드나무 1만 가지 꺾꽂이를 이미 시작하였다.

참가 후원비를 낼 수 있는 경우에는 나무심기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후원비를 내기 힘든 학생과 봉사단체들은 김매기, 물주기 등 단순 활동만 하게 된다. 생각 끝에 버드나무 꺾꽂이를 시작하였다. 사람의 손에 의해 망가진 땅에는 아까시나무와 버드나무가 자란다. 노을공원이 그 대표적이 장소이다. 노을공원에서 어디를 가나 버드나무가 눈에 띈다.

7월 10일 다애 다문화학교에서 40여명, 7월13일 한성여고에서 60여명의 학생이 다녀갔다. 우거진 풀을 베어내고 폐 현수막을 깐 다음에 그 위에 버드나무가지를 꽂았다.

내년 봄에 다시 오면 자기 손으로 꽂았던 어린 가지가 어엿한 나무로 성장한 것을 볼 수 있다. 짜릿하지 않을까? 또 하나는 소나무 용기묘 만들기다. 버리는 천막호스를 한 뼘 길이로 잘라서 손가락 길이의 소나무묘목을 심어서 땅에 촘촘히 묻는다. 몇 년 가꾸면 팔뚝 길이의 소나무 용기묘가 된다.

천막호스 속에서 뿌리가 건강하게 자랄 것이고 그대로 옮겨 심으면 뿌리가 드러나는 노지묘보다 살아남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버리는 현수막, 천막호스의 재활용과 생명 키우기라는 노을공원 가족캠프의 특징을 이번에 경험할 수 있다. 지금 양묘장에서 자라고 있는 1000 그루의 어린 나무들이 시민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점차 노을 특유의 캠프로 자리 잡을 것이다.

쓰레기산 난지도에 흙을 덮고 노을공원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이곳은 여전히 우리의 손길이 필요한 쓰레기산이다. 서울 시민의 깨끗한 생활은 난지도 덕이다. 난지도의 힘을 빌렸으니 이제 우리가 난지도를 도울 차례다.

노을공원시민모임은 난지도 노을공원에 생태적 생명을 되찾아주고 문화적 가치를 부여하여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우리 어른들이 버린 쓰레기 대신 맑은 자연을 되돌려주고자 만들어진 모임이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로 사라진 난초와 지초, 우리 손으로 되살릴 수 있다. 시민의 힘은 결코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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