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서울 주택매매시장 개점휴업
휴가철 서울 주택매매시장 개점휴업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2.08.0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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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불패 신화’ 잊혀진 전설로 퇴장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8월 첫째 주 서울 매매가 변동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사진은 2일 서울 강남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바라본 주택가 전경. [사진=뉴시스]

서울의 부동산 값이 휴가철을 지나면서 더 폭락하고 있다.

서울의 부동산 매매·전세시장 모두 많은 중개업소가 휴가를 가면서 거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에 나온 거래 물건도 많지 않은데다 찾는 사람도 없어 거래 자체가 중단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의 주택시장까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버블 세븐 지역 랜드마크도 반토막

강남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였던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165㎡)는 2006년 33억 원이었던 시세가 8월 현재 18억~22억 원으로 반토막 났다.

이러한 부동산 값 추락은 휴가철 주택매매시장이 사실상 휴업상태에 들어가면서 더 심화되고 있다. 최근 서울의 주택매매시장의 거래량은 정부가 2006년 통계를 조사한 이후 거래량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법원 경매시장에는 2~3회 유찰돼 감정가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반값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반값 아파트는 무리하게 융자를 받아 내 집을 마련했던 ‘하우스 푸어(house poor)’를 양산하는 등 한국 경제의 장기 침체를 불러올 뇌관이 될 조짐마저 보인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금융계로 이어지면서 금융위기까지 부르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벌써 은행 빚에 쫓겨 경매시장에 나온 아파트도 적지 않은데다 이마저 거래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서울의 한 부동산 업체에 따르면 수도권의 경매 아파트는 2008년 1만5216건에서 지난해 2만9858건으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그 원인으로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이 커진 반면 집값은 계속 떨어져 금융권이 아파트를 경매로 넘기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매물만 쌓이는 경매시장, 낙폭 키워

여기다 경매에서도 팔리지 않는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반값 수준으로 떨어진 물건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서울남부지법에서 경매한 서울 양천구 신정동 J아파트(162㎡)는 감정가(10억원)의 55%인 5억5010만원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는 급매물도 평균 8억3000만원 정도여서 시세보다 30~40% 싸게 거래된 셈이다. 경매시장 외의 부동산 거래도 일제히 얼어붙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서울 매매가 변동률은 -0.05%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초구(-0.18%) ▲양천구(-0.13%)▲성북구(-0.11%)▲노원구(-0.11%)▲은평구(-0.10%)▲강남구(-0.07%)▲중랑구(-0.06%)▲강서구(-0.01%) 등이 내린 반면 상승한 곳은 없었다.

서울 전역의 부동산 매매가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매수자들도 자취를 감췄다. 아파트값이 얼마나 더 떨어질지 모르는데 매입해보아야 손해만 본다는 것이다. 강남 등 버블 세븐 지역까지 시세가 폭락하면서 서울의 ‘부동산 불패’ 신화는 빠른 속도로 ‘잊혀진 전설’의 길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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