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근석의 기부와 은마아파트 배달원
장근석의 기부와 은마아파트 배달원
  • 조현정 기자
  • 승인 2012.08.10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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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근석이 강남구에 쌀 7100㎏을 기부했다고 한다.
이 쌀은 그가 출연한 드라마 ‘사랑비’ 제작발표회에서 팬들에게서 받은 응원의 것이라는 후문이다. 최근 대중 스타와 기업, 단체는 행사를 가질 때 화환을 사절하는 대신 쌀을 받아 이웃돕기에 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박수 쳐 환영할만 한 일이다.

강남구청은 장근석의 쌀 기부 소식을 전하면서 강남구가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8번째로 빈곤층이 많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부자 동네로 알려져 있어 도움의 손길이 적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강남구는 서울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인 동시에 빈부격차가 가장 극심한 곳이다. 장근석이 이런 사정까지 헤아려 쌀을 기부했다면 더 갸륵한 일이다.

그런데 최근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배달원들의 엘리베이터 이용을 금지하는 경고문을 붙여 논란이 되고 있다.

주민들이 엘리베이터 전기료 등이 너무 많이 나온다고 관리실에 민원을 넣어 이같은 경고문을 붙였다고 한다. 배달원들이 엘리베이터로 층마다 이동하기 때문에 전기료가 많이 나온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우유배달원이나 신문배달원은 새벽 기온까지 3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 14층 계단을 걸어 올라가게 됐다.

은마아파트는 평균 105㎡ 넓이의 중형 아파트가 대부분으로 재건축에 따른 개발이익을 노린 입주자가 많이 살고 있다. 현재 이 아파트는 8억~10억 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중형 아파트단지에서 전기료가 많이 나온다고 배달원의 엘리베이터 사용을 막는 동네가 강남구다. 25개 자치구 중 8번째로 빈곤층이 많지만 도움의 손길은 인색하기 그지 없다는 얘기다. 이런 자치구에 서울시가 추진하는 마을공동체 복원 정책의 씨알이 얼마나 먹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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