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화재와 4대강의 공통점
국립현대미술관 화재와 4대강의 공통점
  • 서울타임스
  • 승인 2012.08.1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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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복판, 그것도 경복궁 바로 옆에서 근로자 4명이 목숨을 잃는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공사현장에서 불이 나 순식간에 하늘을 뒤덮은 검은 연기를 본 시민들은 경악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 원인은 지하 공사장에서 방수·단열을 위한 우레탄 작업과 용접 작업을 동시에 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인화성이 높은 우레탄에 용접 불꽃이 튀어 불이 붙었고 환기도 되지 않는 지하 공사장은 순식간에 유독가스가 가득 찼다고 한다.
이를 두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한 언론의 보도를 인용, 이명박 대통령 임기 안에 끝내기 위해 발생한 인재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이 대통령의 건립계획 발표로 시작된 국립현대미술관 공사는 지난해 6월 착공해 내년 2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공사를 시작한 후 2년이 채 안 되는 20개월만에 끝내겠다는 계획이다. 공사에 들어가는 총 사업비는 2460억 원이다. 이런 예산이 들어가는, 그것도 우리나라 문화적 역량을 집대성할 시설 공사를 그렇게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다.
전문가들도 이만한 공사는 적어도 4년은 잡아야 한다고 지적해 왔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는 이 대통령 임기 내 공사를 요구했고 현장에서 작업을 서두르다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다.
이 대통령 임기에 맞춰 서둘렀던 공사는 또 있다. 무려 22조 원 이상을 쏟아부은 4대강 공사가 그것이다.
한강과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서 벌어진 4대강 공사 또한 불과 4년여만에 대부분의 공사를 끝내고 이미 완공식까지 마쳤다. 하지만 정부가 그렇게 홍보에 열을 올린 4대강 공사의 순기능은 한 가지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유례없는 녹조 발생과 일부 대형 건설사의 공사비 부풀리기 적발, 비에 쓸려나간 강변 시설의 잔해만 남았다.
4대강 사업의 롤 모델이기도 했던 청계천도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기간 안에 끝낸 공사의 이면에는 공사 과정에 매몰됐거나 장충동 한 쪽에 방치한 옛 청계천의 석조 유물이 남아있다.
이들 본래 청계천의 모습은 애써 외면하고 한강물을 퍼올려 다시 흘려보내는 인공 수로에 스스럼없이 ‘복원’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실제 복원다운 복원을 했다면 아직 청계천 공사마저 끝낼 수 없었을 것이다.
청계천과 4대강은 본래 모습을 잃었고 국립현대미술관은 근로자들의 인명을 앗아갔다. 참혹한 결과를 만들어낸 이 사업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관계자 처벌은 후대의 몫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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