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하의 뜻 왜곡하는 가요는 금지곡”
“각하의 뜻 왜곡하는 가요는 금지곡”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2.08.18 0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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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웠던 70년대 돌아보는 연극 <금지가요왜사> 잔잔한 공감
▲ 대학로 알과핵에서 공연 중인 <금지가요왜사>의 극중 장면.

“지금은 부르고 싶은 노랠 맘 놓고 부를 수 있는 시대가 아니야. 그러니 말조심해서 해!”

가요 하나마음대로 만들고 부르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 불과 30여 년 전, 70년대 말까지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일이다.

1970년대 한국대중가요는 “가사가 반말이어서”, “각하의 뜻을 왜곡해서” 등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금지곡으로 낙인 찍혔다. 그런 당시 세태와 가요를 되돌아보는 무대가 대학로에 마련됐다.

연극 <금지가요왜사>에는 과거 군사정권 아래 숨 쉬지 못했던 금지곡들이 담겼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극에서 우리 가요를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던 당시 군사정권에 ‘왜(why)?’라는 물음을 던진다. 또 지금의 가치관으로 당시를 바라보며 이해하려는 모습을 담았다.

지난달 26일부터 대학로 소극장 알과핵에서 공연 중인 연극에는 가수 조영남, 송창식, 윤시내 등 친숙한 인물들이 극중에 등장한다. 30대 초반 연극배우들이 재연한 당시 가수들의 모습에서 한국대중가요와 한국인들이 겪은 당시의 경험들이 고스란히 살아난다.

극을 이끌어가는 인물은 상부로부터 금지가요을 지정하라는 명령을 받은 육군 함대위와 조중위. 어쩔 수 없이 사유를 붙여 금지가요를 만드는 조중위는 시간이 지날수록 차츰차츰 자신들의 행위에 염증을 느끼게 된다.

<금지가요왜사>는 대학로에 중장년층의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들은 연극을 통해 자신들이 통과해온 어두운 시절을 돌아보며 상처받았던 청춘을 회상한다.

극중 송창식과 조영남 등을 연기하는 배우 금지곡에 얽힌 사연들이 연이어 등장하는 ‘금지가요왜사‘는 자유가 그립던 시절의 아픔을 웃음과 감동으로 그리고 있다. 9월23일까지. 만 12세 이상 관람. 문의는 잘한다프로젝트(070-7664-8648)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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