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학생부 기록, 주홍글씨 찍기
학교 폭력 학생부 기록, 주홍글씨 찍기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2.08.24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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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 가해자 사실 기록 놓고 찬반 팽팽

학교 폭력을 행사한 학생의 학교 폭력 사실을 학생기록부에 기재하는 것을 두고 찬반 양쪽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 또 다시 ‘보혁 대결 국면’을 띠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월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을 통해 학교 폭력 가해 학생의 가해 사실을 학생기록부에 기재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를 놓고 학생에 대한 낙인효과 등 인권침해 요소가 있다는 주장과 폭력 사실을 기재해서 경각심을 높여 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또 서울시교육청, 경기도교육청 등이 학생생활기록부 기재를 보류·거부할 방침을 밝히고 교과부는 반대하고 있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교과부에 생활기록부 기재 방식을 개정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 번 실수로 주홍글씨 낙인 안돼”

시교육청은 국가인권위 권고 사항을 준수하고 졸업 전 삭제심의제도나 중간 삭제 제도 도입을 요구했다. 또 범죄자로 낙인 찍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소년법상 통고제도의 취지와 비교해 봐도 지나친 조치라며 “법률에 근거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교과부의 방침을 거부한 것을 넘어 교과부를 비판한 것이다. 서울시교육청뿐만 아니라 강원도, 광주교육청도 거부하기로 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생부 기재를 보류하라고 지시했다.

교육계에서도 주로 개혁 진영 대 보수 진영으로 나뉘어 반대와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교조 서울지부의 한 간부는 이에 대해 “반대한다”라고 밝히며 “가해자와 피해자가 그리 쉽게 나뉘어지는 게 아닌데 너무 이분법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학교 생활에 대한 정보 공유는 찬성하지만 이런 식으로 ‘가해 학생’이라고 기록하는 건 대단히 폭력적인 방식이며 인기 영합주의적 방식”이라고 비난했다.

“폭력 행위에 대해선 책임져야, 경각심 줄 것”

반면 서울교총 측은 찬성입장이다. 서울교총 관계자는 “교과부 추진 상황이니 추진하는 게 맞다. 학교 폭력 사안의 심각성도 있고 가해 학생에 대한 경각심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찬성 입장임을 밝혔다.

이어 낙인 효과 등에 대해서도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지만 너무 가해학생 인권만 고려하면 다수의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가 소홀해 질 수 있다. 선의의 피해 부분도 교과부가 대안을 마련했으니 따라가면 될 것”이라며 일부의 반대에 대해 “해보지도 않고 반대하는 문제다. 시행해 본 뒤 문제 생기면 개선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의회 교육의원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한 교육의원은 “절대 안 된다. 애들 전과기록이냐? 아이들은 실수할 권리고 있고 실수를 통해 성장하는데 기회도 안 주고 전과처럼 처벌해 주홍글씨를 새기는 건 안 된다”고 강하게 반대했다.

그러나 찬성의견을 밝힌 한 교육의원은 “폭력을 행사했으면 책임을 져야하고 기록함으로써 경각심을 줘 폭력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한편 교과부의 강경 대응이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학교 폭력 가해자의 가해 사실을 생활부에 기록하지 않는 교원을 징계하고 교육청에 대해선 감사를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위원회는 20일 회의를 열고 학생부 기재에 대해 11명이 반대, 1명이 찬성하는 등 반대 의견이 많았다. 6명은 의견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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