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과한 외국인 학교 유치 ‘홍보’
서울시의 과한 외국인 학교 유치 ‘홍보’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2.08.24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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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유치’ 강조…내국인 입학 극히 제한적
▲상암동 드와이트외국인학교.

“미국의 명문 사립학교를 유치함으로써 외국인 투자 유치에 도움을 줄 것이다.”

20일 상암동에 개교한 외국인 학교 미국 ‘드와이트 외국인학교(Dwight International Schoool Seoul)’ 개교 소식을 알리면서 서울시가 강조한 대목이다.

서울시는 보도자료를 내고 20일 상암동에 서울 드와이트 외국인학교가 개교한다고 알렸다. 서울시는 드와이트 학교는 미국에서도 유명한 뉴욕의 사립학교로 뉴욕 본교 재학생 중 상당수는 고위급 외교관, 경제계 자녀라고 소개했다.

또 서울 드와이트 외국인학교는 IB국제표준화과정(international Baccalaureate)을 도입하고 첨단 IT 기술을 활용해 교내 어디서든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시는 이런 ‘명문학교’를 최초로 직접 유치했으며 이를 통해 교육 문제 등으로 망설였던 외국인 투자의 투자가 더 활성화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한마디로 미국의 유명한 사립학교를 서울시가 ‘직접’ 유치한 ‘성과’를 냈으며 이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활성화 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서울시는 드와이트 학교를 2010년 8월에 유치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이런 ‘홍보’는 유치의 성과가 있음에도 서울에서 외국인 학교가 갖는 의미와 문제점들을 볼 때 일개 외국인 학교 개교를 시가 이렇게 나서서 ‘홍보’할 만 사안인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우선 한국에 투자하려는 외국인 투자자가 자녀 교육 문제 때문에 투자를 망설일지도 의문이고 ‘명문 외국인학교’ 개교가 투자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도 의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투자를 망설이던 사람도 한국에 미국의 유명한 학교가 있으면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서울에는 21개의 외국인 학교가 있다. 그 학교 가운데에서도 인가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학교도 상당수다. 외국인 학교가 문제가 아닌 것이다. 또 외국인 학교는 말 그대로 외국인을 학교인데다 내국인 입학 비율은 정원의 20%(108명) 이내로 제한적이어서 극히 일부만 입학할 수 있어 대다수 서울 시민과 학생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특히 비싼 등록금 때문에 귀족학교 논란도 일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개교한 서울 드와이트 외국인 학교도 수업료가 연 2000만 원 대로 알려져 있다. 또 내국인 중 극히 일부만 다닐 수 있는 ‘특권층 학교’라는 시선을 받고 있다.

일부 외국인 학교의 내국인 학생은 외국인 학교 입학을 위해 외국에 3년 이상 체류하다 국내로 들어와 외국인 학교에 입학하는 경우도 있어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논란이 된 적도 있다. 말하자면 외국인이 주 입학 대상이며 서울 학생 중 극히 일부만 입학할 수 있는 외국인 학교를 시가 이렇게 나서서 ‘홍보’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한편 서울 드와이트 외국인학교는 시가 시유지에 180억 원을 들여 건립했고 학교는 연 15억 원의 임대료를 낸다. 계약은 20년이며 20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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