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덩어리 세빛둥둥섬 생태학습장으로 재활용해야
골칫덩어리 세빛둥둥섬 생태학습장으로 재활용해야
  • 전상봉, 서울풀뿌리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 정책위원장
  • 승인 2012.08.24 14: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림픽대로를 타고 가다보면 반포대교 옆 한강 수면에 세 개의 구조물이 떠 있다. 바로 세빛둥둥섬이다. 2011년 6월 2일 호화로운 모피쇼와 함께 개장한 세빛둥둥섬은 1년 여가 지난 지금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세빛둥둥섬은 개장식 직후부터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다. 홍수로 인해 연륙교가 파손되어 4개월 간의 보강공사를 해야 했고, 2011년 7월에는 운영계약 회사인 CR101이 파산하면서 운영상의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2011년 9월 30일 보강공사를 거쳐 세빛둥둥섬이 준공되었으나 이 구조물의 처지는 마치 ‘한강의 오리알’처럼 표류했다. 세빛둥둥섬이 표류하자 서울시와 소유주인 (주)플로섬은 두 번째로 사업협약을 변경(2012. 12. 23.)해 총사업비는 1390억 원으로 증액됐고 무상사용 기간은 20년에서 30년으로 늘어났다.

겉모습만 화려한 세빛둥둥섬에 대해 서울시는 특별감사를 실시해 7월 12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세빛둥둥섬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13가지에 이른다. 그 중 중요하게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을 정리하면 첫째, 세빛둥둥섬은 시의회의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 사업이 불법적으로 추진됐다는 사실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세빛둥둥섬과 같은 사업에 시 예산을 투자하려면 지방자치법에는 중요재산을 취득 및 매각할 때에는 시의회 의결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세빛둥둥섬은 시의회의 동의 절차를 무시한 채 진행되었다.

둘째, 애초 사업협약이 두 차례에 걸쳐 변경되어 민자사업자에게 유리하도록 총투자비와 무상사용 기간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두 차례의 협약 변경을 통해 총투자비는 2배 이상 증액(662억→1390억)됐고, 무상사용 기간은 10년(20년→30년)이나 길어졌다.

셋째, 공사 기간 민자사업자는 수입은 누락하고 경비를 부풀리는 방식을 통해 총사업비를 두 배 이상 늘려 놓았다. 예컨대 사업자는 연간 1억 원 이하가 적정한 하천준설비를 매년 10억 원이 소요(30년간 318억 원)되는 것으로 10배 정도 부풀리는 등 불법과 편법을 서슴지 않았다.

넷째, 세빛둥둥섬이 수익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자의 귀책 해지 시에도 서울시가 해지시지급금을 물어야 하는 불공정 계약이라는 것이다. 민자사업자의 입장에서 보면 세빛둥둥섬은 꽃놀이패와 같다. 사업이 잘되면 운영 수익을 남기니 좋고, 망하더라도 서울시가 손해를 보전해주니 걱정할 게 없다.

이처럼 세빛둥둥섬은 온갖 불합리와 몰상식의 결정체이다. 그런데도 이 사업을 기획한 고위 공무원들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고, 영국에서 유학 중인 오세훈 전 시장은 유유자적이다.

결국 세빛둥둥섬의 후과는 서울시민들의 몫으로 남겨졌다. 골치 덩어리로 전락한 세빛둥둥섬,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 답은 두 가지 중 하나이다. 하나는 해체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땅위로 끌어 올려 재활용하는 방안이다. 이 자리를 빌어 시울시와 (주)플로섬에게 전시행정과 막개발을 통한 이익에 눈 먼 자신들을 돌아보고, 세빛둥둥섬을 상암 월드컵공원으로 옮겨 생태학습장으로 재활용하는 방법을 강구하라고 촉구하고자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