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배달하는 신당2동 띵동맨 최종혁 씨
사랑을 배달하는 신당2동 띵동맨 최종혁 씨
  • 조현정 기자
  • 승인 2012.08.24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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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나 시간이 된다면 더 많은 봉사 해보고 싶어"

서울 중구 신당2동에 위치한 배달 서비스 업체 '띵동' 직원인 최종혁(32)씨는 전화 한통이면 모든 것을 배달해주는 서비스 업체 직원이다. 단순한 배달업체 직원이기 전에 어렵게 홀로 사는 어르신 5명과 결연을 맺고 매달 5만 원씩 후원하는 청년이다.

어르신들을 찾아가 손자만큼 더한 사랑을 베푸는 따듯한 마음을 가진 그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하지만 그는 인터뷰를 계속 거절해 왔다. 대단히 좋은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아직 이정도도 많이 부족해 인터뷰를 응하기에는 어렵다는 이유에서 였다.

이 일을 계기로 젊은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고 많은 이들에게 좋은 취지로 알리는 거라 부담 갖지말라고 거듭 설득한 끝에 어렵게 인터뷰가 이뤄졌다.

이 곳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생활편의대행 서비스센터의 대표인 윤문진씨가 친구, 후배들과 함께 지난 3월 1일 신당2동에서 개업했다. 7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13명으로 늘었다. 직원 평균 연령이 27세일 정도로 다들 젊고 활기 찬 분위기다.

회사를 창립한 후 경제적 여력은 없지만 나눔과 봉사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싶어 최 씨가 먼저 권유했다. 노인 무료급식 자원봉사하는데 감명 받았다며 회사가 있는 신당2동 주민들을 위해 뜻깊은 일을 하자고 의견을 건낸 것이다.

배달업체 일이 워낙 바쁘고 정신이 없다. 그래도 그가 틈만 나면 들르는 곳이 있다. 남산 기슭에 사는 김 할머니 댁이다. 지난 5월 동주민센터를 통해 결연을 맺은 김 할머니와는 매일 찾아뵙지는 못하지만 간단한 인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할머니는 아주 반가워하신다.

그는 "평소 봉사나 후원에는 관심이 조금씩 있었지만 실제로 실천하기가 참 어려웠다"고 말하며 "시간적이나 금전적으로 여유로웠던 상황도 아니어서 생각만하고 있다가 이렇게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그는 직접 신당2동주민센터를 찾았다. 동 담당자로부터 중구 드림하티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홀로 어렵게 사시는 어르신 5명을 소개받았다.

대표인 윤씨를 포함해 직원 모두 그 분들과 결연을 맺었다. 매달 5만 원씩 후원하기로 했다. 급여가 많지 않아 후원금은 회사 내 설치한 음료수 판매대 판매금으로 충당하기도 하고 모자라는 금액은 윤 대표가 냈다.

그들은 월급을 쪼개 마련한 물품과 함께 지난 5월 2일 신당2동장, 주민생활지원팀장, 사회복지담당과 함께 후원하고 있는 어르신 댁으로 직접 방문했다.

최 씨는 후원하기로 한 다음 날부터 배달 나갈때마다 수시로 어르신들을 찾았다. 배달이 많아 오래 있어 드리지는 못하지만 "할머니~" 하고 인사만 하는 것으로도 어르신들은 아주 좋아하신다. 최 씨는 "직원들도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많이 생겼다며 좋아한다"고 말했다.

지난 초복때는 어르신들에게 죽을 전달했다. 자식이 부모님 챙기듯 중복과 말복때는 몸보신용 음식을 제일 먼저 어르신들께 챙겨드린다.

그는 앞으로 지금처럼 결연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몸이 풀편하신 어르신들이 우리가 찾아뵐 때 반겨 맞이해 주시는 것을 볼 때면 도와드리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힘이 난다"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낸 후원금은 20만 원에 불과하지만 오히려 200억 원 이상 가는 더 많은 기쁨을 얻은 것 같다. 사업이 번창하면 더 많은 분들과 결연을 맺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은 우리가 조금이나마 도와드리고 있는 어르신들한테 잘해드리고 싶다. 기회나 시간이 된다면 다른봉사도 시작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보는 사람마저 훈훈하게 만들어 주는 따듯한 기운을 선물 받으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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