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최문규 교수
건축가 최문규 교수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2.08.3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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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건축
▲ 건축가 최문규교수

8월 24일에 제30회 서울시 건축상 수상자가 발표됐다.
대상에는 숭실대 학생회관을 설계한 건축가 최문규 교수(연세대 건축공학과·가아건축사무소 대표)가 선정됐다.

서울시는 “단절될 수 있었던 대지의 조건을 도시적 맥락에서 내외부가 함께 공존하고 사방으로 열린 캠퍼스를 보여 준 사례”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최 교수는 인사동 ‘쌈짓길’과 파주 헤이리의 ‘딸기가 좋아’를 설계했다. 한국건축문화대상, AIA어워드, 서울사랑시민상, 한국건축가협회 특별상 등 많은 상을 수상한 최 교수이지만 상은 언제나 각별하다. “상을 받으면 그 동안 한 것에 대해 인정받는 것 같아 기쁘지만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숭실대 학생회관은 소통 강조
이번 서울시 건축상 대상을 받은 숭실대 학생회관에 대해 최 교수는 학생회관은 학생과 교직원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

학교는 위계 질서가 강한 곳이다. 그래서 소통에 관심을 뒀다.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면서 경계와 위계를 약화시키고자 한 것이다.

그래서 테라스나 외부 공간은 운동장의 스탠드 기능을 하면서 휴식 공간도 된다.
최 교수는 ‘사람’을 설계의 중심에 놓는다. 그리고 사람들의 ‘다름’에 대해 계속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왜’라는 질문 속에 사람의 인식과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담기게 된다. 이렇게 해서 ‘왜’라는 질문과 문제제기는 좀 더 나은 사회, 덜 나쁜 세상을 위한 건축물로 나타난다.
“저는 예뻐 보이는 것만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건축은 아름다운 것만을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건축을 통해 대안 제시

그는 건축을 통해 ‘대안’을 제시하고 싶다고 말한다. 기존의 지배적인 질서와 사고에 질문을 던지지만 ‘전복’을 희망하지도 않는다. 그저 기존과는 다른 세계가 가능하다는 것을 제시하고 싶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집을 보면 안방은 크고 건넌 방은 작은 구조입니다. 거기에 대해 아무도 문제제기 하지 않습니다. 제 건축은 그런 문제 제기와 질문입니다.”

최 교수의 건축에 대한 질문은 ‘사회와 사람’에 닿아 있다. 당대 사람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어떻게 사는 게 ‘더 나은지’ 그는 건축을 통해 말한다.

“건축은 사람에 관한 것입니다. 사람이 사는 곳, 건물이 우리를 조직화하기도 합니다. 이 방법만 있는 거냐?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최 교수는 사람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많은 독서를 한다. 특히 소설은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좋은 장르라 즐겨본다.

나 자신 카피하지 않고 지금처럼 일 하기
그는 얼마 전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 강연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는 “트렌드를 따라 가거나 만드는 것은 관심없다. 시대에 대한 질문이 내 역할이다. 건축과 관련된 시대의 질문”이라고 말했다.

건축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최 교수 후배들에게 ‘과제’를 던졌다. 후배 세대에서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커츠상’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 세대들은 인문학적 건축에 대한 강박으로 무겁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그런 것에서 자유롭다”고 말했다.

건축을 통해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바꾸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건축가 최문규 교수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계속 질문하면서 건축일을 하는 게 바람이다. “나 자신에게 진실하고 자 자신을 카피하지 않고 긴장감을 갖고 일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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