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아이들의 학교’ 문지혜 선생님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 문지혜 선생님
  • 조현정 기자
  • 승인 2012.09.07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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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상처를 극복할 내면의 힘을 갖고 있어요 ”

서울 관악구 보라매동에 위치한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는 학교와 제도로부터 소외됐지만 배움은 멈추지 않으려는 청소년들이 교사, 학부모, 지역 시민들과 함께 배우면서 자신감을 얻고 희망을 꿈꿀 수 있게 돕는 교육공동체이다.

1970년대 신림난곡지역의 노동하는 청소년들의 교육 공간 ‘남부야학 청소년교실’로 시작, 대안교육의 흐름 속에서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로 개명하고 2001년 9월 pre-school을 개최해 도시형 대안학교가 됐다. 

2012년 현재, 30명의 아이들과 5명의 길잡이교사들, 전문적인 강사진과 자원교사들이 함께 배움을 이어나가고 있는 이 곳에서 길잡이 교사로 일하는 문지혜(28) 씨를 만났다.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는 학생들의 학습 과정과 교육 내용이 다양하다. 그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다시 배움의 과정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과정”이라며 “징검다리 과정을 통해 청소년들은 다시 배움의 과정을 시작할 힘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곳은 징검다리 학습과정, 나눔여행 학습과정, 자립기획 학습과정 등으로 나뉘어 있다. 교육심리학을 전공한 그는 학교에서의 상담교사를 늘 꿈 꿔 왔다.

하지만 교직 경험을 통해 제도권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개입할 수 있는 방식과 시간에 한계를 느꼈다. 좀 더 자유롭고 다양한 배움과 소통이 가능한 교육공간을 찾다 지금의 대안학교에서 길잡이 교사의 길을 걷게 됐다고 한다. 올해로 5년째인 그는 현재 여행프로젝트 수업과 징검다리과정 멘토링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이 일을 하면서 뿌듯한 순간은 학생들이 자신의 삶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발휘할 때”라고 말했다.

폭력적인 학교 문화나 성적 중심의 교육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제도 밖으로 밀려나와 무기력하고 상처받았던 학생들이 꿈학교 생활을 통해 자신이 성장했을 때 교사로서, 한 사람의 성장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굉장한 뿌듯함을 느낀다고 한다.

“학생들이 대안학교를 다닌다는 이유로 ‘사고치는 문제아’라는 사회적인 편견과 차별을 받고 이것을 극복하려고 고군분투 할 때, 비인가 대안학교 졸업생으로 검정고시를 통해 학력을 취득하는데 여기에 대한 차별이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세상과 사람을 대하면서 진심으로 마주하고 그 안에서 배우고 고민하고 실천하기를 강조한다. 학생들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다양한 사람들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커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한다.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다면 말해 달라는 질문에 “많은 학생들이 기억에 남지만 처음 길잡이 교사를 하면서 만나 졸업을 시킨 학생 한 명이 생각이 난다”며 지난 추억을 이어갔다.

“왜소한 체격으로 놀림과 따돌림을 받고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로 진학한 고등학생으로 부모님이 이혼을 하고 경제적으로도 넉넉지 않던 그 아이는 자신은 재수없는 아이라며 낮은 자존감과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며 “그 아이의 멘토로, 여행수업의 담임으로 만나 천천히 그 아이의 삶에서 있었던 힘들었던 일들과 생각을 듣고 기다려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먼저 이야기하고 의견을 들어보곤 했다. 그리고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어엿한 20살 청년으로 성장했고 현재는 자신의 꿈이었던 바리스타로 취업해 건강하게 생활 중이다.(웃음)”

그는 이처럼 앞으로 조금 더 자유롭고 열려있는 청소년들의 공간과 소통의 기회를 만들어내고 싶다고 전했다. 지역 안에 다양한 세대들이 소통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만들고 싶고 학교라는 틀을 넘어서 청소년들의 놀이터이자 배움의 공간이 되는, 다양한 사람의 소통과 이해의 통로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그의 꿈이다.

그는 제자들에게  “아직 당신의 삶은 아주 짧은 시작기일 뿐이고 지금까지의 상처들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자신에게 숨겨져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며 “그 힘을 발견하기 어렵다면 자신의 성장을 간절히 바라고 그 시간을 지키고 함께할 사람들이 여기에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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