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그리며
대안학교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그리며
  • 조현정 기자
  • 승인 2012.09.07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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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전국 고3생들은 일제히 수학능력시험 모의고사를 치렀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올해 수능 전망과 등급 컷에 대한 자료에 관한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이런 일선 학교의 움직임과 동떨어진 학교들이 있다.

서울의 도시형 대안학교들 얘기다. 서울 도시형 대안학교는 일반 학교에서 벗어난 10대들이 모여 공부하는 곳이다. 서울시가 (사)한국청소년재단에 위탁해 운영 중인 대안학교는 잘 알려진 성미산학교를 비롯해 20여 개에 이른다.

이곳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에 대해 사람들은 흔히 일반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학교 울타리를 뛰쳐나왔다고 한다. 일단 다른 아이들은 다 하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평가부터 내리는 셈이다. 이는 또 일반 학교는 정상이고 대안학교는 비정상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과 같다.

하지만 대안학교 선생님이나 학생들을 보면 이들이 비정상이 아니라 입시지옥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학생, 또는 살아온 성인, 앞으로 살아가야 할 아이들이 비정상적인 환경에 갇혀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다. 서울시교육청의 조사에 따르면 고3생의 사교육비가 월 평균 80만 원을 넘는다고 한다. 한 가정의 월 소득 중 상당액을 자녀 사교육비로 날린다는 얘기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가족들은 빈곤 아닌 빈곤에 시달리게 되고 모두가 삶에 여유를 잃게 된다.

또 학교 현장에서는 늘상 학교폭력과 교권 침해, 학생인권 침해 등의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이런 교육환경이 정상적이고 이 틀에서 벗어나면 비정상적이라고 낙인찍는 사회 통념이 무섭다. 대안학교 아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일반 학교의 폭력성과 획일적인 체계에 상처받고 학교 밖으로 나온 경우가 많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예민한 감수성을 가졌거나 훨씬 안 좋은 가정환경으로 이미 상처받았던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아이들과 대안학교를 비정상적으로 보는 눈길이야말로 심각한 폭력일수도 있다. 대안학교를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이 더 많아진다면 우리 교육환경이 훨씬 풍요롭고 아름다워질 것이다. 시민들의 대안학교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배려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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