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초중고생 사교육비 부담 ‘가족 스트레스’
서울 초중고생 사교육비 부담 ‘가족 스트레스’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2.09.0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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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낮을수록 지출 비율 높아, 하우스 푸어 이어 ‘에듀 푸어’ 전락
▲ 전국 최고 수준인 서울의 사교육비가 학생들의 부담은 물론, ‘에뷰 푸어’를 양산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서울의 사교육비 부담 규모가 전국 최고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하우스 푸어’에 이은 ‘에듀 푸어’로 전락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의 시도별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서울은 가구당 평균 32만8000원을 지출, 같은 광역시인 부산 20만7000원보다 12만 원 이상 많았다. 전국 자치단체 중 가장 낮은 전북(15만5000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사교육 참여율도 서울은 77%로 부산 69.7%, 전북 60.9%에 비해 크게 높았다. 지난해 11월 서울시교육청의 ‘서울 교육비전 2030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민들의 사교육비 규모는 더 크게 나타났다.

시교육청이 시내 유치원·초·중·고교의 학부모 1천427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일반교과 사교육비의 평균이 유치원 29만1500원, 초등학교 42만8000원, 중학교 56만8200원, 고등학교 65만950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평균 56만800원으로 통계청의 조사와 20만 원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또 고등학생 자녀 2명을 둔 가정의 경우 사교육비로만 한 달 130만 원을 쓰는 셈이다.

지난달 26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가구의 교육비 지출 구조 분석’에서도 중고생을 둔 가정의 사교육비 지출은 월 81만1000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교육비의 85.6%에 해당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특히 소득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가구를 ‘교육 빈곤층(에듀 푸어)’로 분류했다.자녀 교육비 지출이 있는 가구는 일반적으로 433만4000원을 벌어 366만8000원을 지출, 66만7000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평균 자녀 교육비로는 소비 지출의 18.1%에 해당하는 51만2000원을 지출했다. 반면 교육 빈곤층은 평균 313만원을 벌어 381만5000원을 지출 68만5000원의 적자를 보였다. 특히 자녀 교육비로 소비지출의 28.5%인 86만8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 빈곤층이 주로 소속된 가구로는 ‘대졸 이상 40대 중산층’으로 서울 시민 대다수가 이에 해당한다.
이들 가구는 과다한 사교육비 지출로 가계 부담이 커지는데다 자녀의 대학 진학에 따른 학자금 대출 등으로 빈곤 세습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다.

서울 노원구의 학부모 김순옥(42) 씨는 “두 아들의 학원비와 과외비에 저축은 생각하지도 못한다”며 “과거에는 자녀 교육이 미래를 위한 투자 성격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보상도 없을 것 같아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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