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학생 10명 중 4명은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교사 10명 중 8명은 학생들의 더불어 사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국민 절반 이상이 학생들 정직성이 낮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어 학생 10명 중 3명은 지난 일주일 동안 아무런 이유 없이 불안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7월 6일부터 26일까지 전국 500개 초·중·고 학생, 교사, 학부모 5만 7902명을 대상으로 '2012 인성교육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평소에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이 40.3%(1만 2633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별로는 초등학교 28.8%, 중학교 40.9%, 고등학교 48.6% 등으로 나타나 고학년으로 갈수록 '평소에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를 그만두고 싶었던 이유는 '학업성적'이 전체의 41.8%로 가장 높았고 '재미없는 학교생활 '(22.1%), '친구관계'(13.5%), '선생님과의 문제'(6.1%)가 뒤를 이었다.
한국 학생의 더불어 사는 능력 수준에는 교사의 80.3%, 학부모의 64.2%, 학생의 53.7%가 '아니다'와 '매우 아니다' 등 부정적으로 답했다. 더불어 사는 능력은 신뢰와 협력, 참여 등을 말한다.
또한 위기학생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상담교사 배치'(90.1%)로 나타났다. 이어 '위기 예방 프로그램 운영'(89.3%), '학교 상담실 운영'(88.6%), '부모님과 함께하는 상담 프로그램 운영'(85.7%)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 일주일 동안 아무런 이유 없이 불안한 적이 있다'는 질문에는 학생 30.9%, 학부모 24.4%, 교사 20.4% 순으로 불안을 느껴 학생이 상대적으로 불안감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일주일 동안 걷잡을 수 없이 화가 치민적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 학생(33.7%), 학부모(28.2%), 교사(22.5%) 순으로 높게 나타나 감정조절 역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우리나라 학생들의 신뢰, 협력, 참여 등 '학생들의 더불어 사는 능력'에 대한 질문에는 전체의 62%가 '낮은편'이라고 응답했다. 학생 46.3%, 학부모 35.8%, 교사 19.7% 등의 순으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학생들의 더불어 사는 능력이 낮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인성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전체 응답자의 53.3%가 현재의 인성교육에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60.8%), 학부모(53.7%), 교사(31.9%) 순으로 나타났다. 인성교육 수준은 학생과 학부모에 비해 교사가 더 불만족하고 있었다.
'인성교육의 결정적 시기'로 학부모 48.4%, 교사 48.2%가 '초등학교 시기'를 뽑아 초등학교 단계의 인성교육에 보다 비중을 둬야 할 것으로 파악됐다.
학생들의 인성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1순위 요소는 설문 응답자에 따라 큰 차이가 났다. 학생의 경우 성적위주의 학교교육(33.4%), 폭력적인 또래문화(25.2%), 부모의 잘못된 교육관(13.0%), 잘못된 어른들의 모습(11.5%) 순으로 나타났으며 학부모도 성적위주의 학교교육(27.6%), 부모의 잘못된 교육관과 폭력적인 또래 문화가 각각 18.5%로 비슷한 인식수준을 보였다.
반면 교사는 부모의 잘못된 교육관(45.6%), 성적위주의 학교교육(21.0%), 경쟁적 사회풍토(17.3%)로 인식수준의 차이를 보였다.
'친구(학생)가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았을 때 행동'은 학생의 경우 신고(49.3%), 도움요청(20.8%), 적극제지(19.2%)가 대다수였다. '그냥 지나감'도 10.8%에 달했다.
한편 학생들의 주요 상담상대는 친구(43.1%)와 부모(30.1%)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할 수 있는 상대가 없어 '혼자 고민한다'는 응답도 18.2%에 달했다. 학생들의 고민상담 수단은 '직접 만나 대화'(63.6%)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26.6%)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화상담(8.8%)이나 이메일상담(1.1%)은 낮았다.
또 '고민이 있을 때 선생님과 편하게 상의한다'고 답한 비율은 학생 49.9%, 학부모 45.3%에 불과했다.
인성교육의 결정적 시기로 학부모의 48.4%, 교사의 48.2%가 초등학교 시기를 꼽아 초등학교 단계의 인성교육에 비중을 둬야할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3월부터 한 학기동안 학급회의 개최 횟수를 조사한 결과 '개최한 적이 없다'는 대답이 41%, '1달에 1번'이 40%로 나타나 학급자치활동의 활성화가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언어폭력 및 욕설에 대한 영향을 받는 곳'을 묻는 질문에는 친구가 52%로 가장 많았고 온라인 게임 및 만화(18.6%), 선배(7.1%), TV(6.8%)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교과부는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인성교육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이달 3일부터 8일까지 '인성교육 실천주간'으로 지정, 학교 중심으로 인성 회복을 위해 정부 차원의 총체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인성교육 비전과 과제별 세부실천 과제를 마련하고 학교의 인성교육 실천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교과부는 '지식 중심'에서 '실천·체험 중심의 인성교육'으로 학교교육을 재구조화하고 가정과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기존의 인성교육 패러다임을 '학교를 중심으로 가정과 사회가 협력하는 구조'로 재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