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칸남자’ 맞춤법 틀린 제목, 시청자는 납득 못했다
‘차칸남자’ 맞춤법 틀린 제목, 시청자는 납득 못했다
  • 티브이데일리 박진영 기자
  • 승인 2012.09.1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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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차칸남자’가 방송 시작 전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바로 맞춤법이 틀린 제목 때문이다.

송중기, 문채원, 박시연 주연의 KBS2 새 수목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차칸남자’(이하 차칸남자, 극본 이경희, 연출 김진원)가 12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차칸남자’는 사랑하는 여자에게 배신당한 강마루(송중기 분), 그에게 거침없이 빠져드는 서은기(문채원 분), 사랑했던 마루를 배신한 한재희(박시연 분) 등 세 남녀의 격정적인 사랑이야기를 담은 정통멜로 드라마다.

‘상두야 학교가자’, ‘미안하다 사랑한다’, ‘고맙습니다’ 등을 집필한 이경희 작가의 신작이며 ‘보통의 연애’로 특출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진원 PD의 첫 장편 드라마이기도 하다.

제작진만큼 출연배우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지난해 SBS ‘뿌리깊은 나무’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송중기가 나쁜 남자로 변신한다. 그리고 KBS ‘공주의 남자’와 영화 ‘최종병기 활’을 통해 단아함의 대명사로 떠오른 문채원이 날서린 독설과 서늘한 눈빛으로 무장, 파격변신을 감행한다. 또 결혼 후 물오른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박시연이 악역으로 돌아온다. 이들 외에도 이광수, 이상엽, 이유비 등이 출연한다.

특히나 최근에는 깊이감 있는 정통멜로가 드물었기 때문에 ‘차칸남자’에 대한 기대감은 꽤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제목이 변수로 작용, 상반된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차칸남자’는 ‘착한남자’를 발음 나는 대로 표기한 것으로, 제작진 또한 이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거쳤다고 밝혔다. 김진원 PD는 지난 5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공영방송인 KBS에서 맞춤법이 틀린 제목으로 드라마가 방송되는 것에 대해 말이 많았다. 실제로도 여러 선배님들이 맞춤법에 맞게 쓰든지, 제목을 바꾸든지 하라는 권고를 해주셔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PD는 “우리가 흔히 하는 말 중 ‘착하게 살자’는 말이 있는데 요즘 ‘차카게 살자’로 희화화되고 있다. 그렇게 잘못 표기됐을 때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그런 글씨를 쓴 사람의 과거나 삶의 지향을 느끼게 된다. 극 중 강마루도 착한 남자지만 실제로는 사랑을 위해 또 다른 사랑을 이용하는 나쁜 남자다. 나쁜 남자를 반어적으로 착한 남자로 표현하기 위해 ‘차칸남자’라는 제목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또 문채원의 말에 따르면 제목인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차칸남자’는 극 중 기억을 잃고 뇌 손상을 당한 서은기가 쓴 글이라는 것. 결국 ‘차칸남자’는 강마루를 표현하는 말이기 때문에 극이 진행되면 될수록 왜 이 제목을 사용해야 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국립국어원, 한글학회 등은 KBS에 “마땅히 올바른 국어사용을 해야 할 KBS가 이 같은 행위(‘차칸남자’를 제목으로 한 드라마를 방영하는 것)를 한 것은 유감”이라면서 “공영방송으로서 책무를 저버렸다”는 개선권고문을 보냈다.

누리꾼들 반응도 대체로 좋지 않다. 아직 방송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극 분위기를 위한 반영이라는 설명이 썩 와 닿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제작진의 설명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 “권고까지 받았으면서 왜 제목을 바꾸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게다가 제작진과 송중기의 우려처럼 “‘치킨남자’인 줄 알았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이는 극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제작진이 이렇게까지 이 제목을 고집해야 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결국 ‘차칸남자’는 논란을 그대로 품고 이 제목대로 방송을 시작한다. 그리고 제작진은 드라마 시작 전 ‘착한남자’에서 ‘차칸남자’로 타이틀이 변하는 형태를 취하겠다는 절충안을 내놓았다. 과거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마루(송중기 분), 초코(이유비 분)라는 극 중 이름처럼 ‘차칸남자’라는 제목 또한 개연성 있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이해시키며 논란을 불식시킬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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