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장기 정책과 2017년
서울시 중장기 정책과 2017년
  • 서울타임스
  • 승인 2012.09.15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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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박원순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색깔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10월 27일 서울시장이 된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빠른 변화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박 시장의 서울시는 21세기 시민사회의 모델과 가깝다. 지방분권을 강화하면서 각 자치구, 424개 행정동, 거기서 한 걸음 더 나가 마을공동체의 밑그림까지 그리고 있다.

또 토목사업 위주의 개발지상주의를 과감히 혁파하고 그 자리에 복원과 부분 개량을 넣는 정책도 바람직하다. 12일 서울시가 발표한 쪽방촌 공동주방 구상도 취약 계층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나올 수 없는 정책이다.

하지만 간혹 너무 서둘러 앞으로 나가는듯한 모습이 눈에 띄기도 한다. 서울시는 올 겨울 전까지 노숙인에게 나눠줄 이동식 잠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엄동설한에 저체온증으로 숨지기도 하는 노숙인을 위한 따스한 배려다.

그러나 최근 발표한 노숙인 대상 ‘민들레 예술문학상’을 제정한 것은 전형적인 전시행정으로 보인다. 노숙인들에게 문학적 소양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보다 노숙인 시설에서 ‘민들레 창작특강’을 실시한다는 계획이 눈길을 끌기 때문이다.

많은 노숙인들이 서울역 앞이나 을지로 지하보도보다 훨씬 안락한 시설 입소를 꺼려한다. 마지못해 시설에 의탁한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창작 특강을 운영한다는 계획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의문이다.

서울시는 여기다 ‘전국 최초로’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전국 최초’는 최근 서울시가 즐겨 쓰는 수식어다.

서울시는 또 2017년까지 마을공동체 976개 조성을 지원하고 아파트공동체 1000여 개를 만들겠다고 공표했다. 2017년 6월은 차기 서울시장 임기가 마무리되는 해이기도 하다.

박 시장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시장이 되고 싶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전임 시장들의 대단위 토목사업이나 투자사업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에둘러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근래 서울시가 쏟아내는 수많은 정책을 들춰보면 박 시장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에 대한 조급함이 묻어난다.

또 많은 사업의 기한을 2017년으로 명토박는 점도 꺼림칙하다.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이미 벌여놓은 사업의 마무리를 위해 연임해야 한다는 당위를 내세우지는 않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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