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서울시 정보공개
갈 길 먼 서울시 정보공개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2.09.15 12: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8월 서울시는 정보공개 항목 및 내용을 대폭 확대해 투명 시정을 펼치겠노라고 크게 발표했다. 그리고 이걸 통해 정보공개 비공개율 2위의 오명을 씻겠노라고 밝혔다. 시의 이런 방침은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시의 정보공개 현실과 시스템은 ‘선언’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한 마디로 갈 길이 멀다하겠다. 시는 행정정보는 물론 주요 회의도 다양한 방법으로 공개하고 있다. 최근 시는 격월에 열리는 정례간부회의를 했다.

당연이 이날 회의도 시는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시의 정보공개 창구인 ‘소통광장’에선 그날 회의 영상을 볼 수 없었다.

시 관계자는 “아직 소통광장 홈페이지가 시범 운영 중으로 원활하지 못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보공개를 잘 하겠다고 크게 발표한 한 달 여가 흘렀는데 정보공개 ‘얼굴’인 홈페이지 운영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 더불어 공무원의 정보공개 ‘마인드’도 변해야 할 것 같다.

기자는 이날 정례회의 발표 자료를 요청했는데 언론과의 한 주무관은 발표 자료에 오류도 좀 있었고 곧 기자설명회를 통해 발표할 내용이 있기 때문에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미 시장에게 보고를 한 사항이고 공개가 된 내용인데 자신들의 ‘신선한’ 발표회 소스를 위해 공개를 미뤄둔다는 인상이다.

여기엔 시민에 대한 정보공개 보다 우리 부서의 성과가 더 중요하다는 오랜 관료주의의 영향이 있다는 느낌이다. 물론 공개를 안 하는게 좋은 상황이 있을 수도 있고 미뤄둘 때가 효과적일 때도 있다. 그러나 이날 요청한 자료는 공개회의에서 발표한 자료이고 회의는 영상으로 다시 볼 수도 있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모토 가운데 하나가 ‘시민이 시장입니다’이다. 시장에게 보고된 내용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시민에게 공개해야 맞다. 그게 ‘시민이 시장’이라는 시정 철학의 상징을 실현하는 일이고 정보공개를 확대한다는 계획에도 부합하는 일일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