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애 난곡주민도서관 새숲 대표
이명애 난곡주민도서관 새숲 대표
  • 조현정 기자
  • 승인 2012.09.23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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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통한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명애 난곡주민도서관 새숲 대표.

난곡주민도서관 새숲은 1989년 10월 3일 처음 문을 열었다. 도서관을 시작한 사람들은 도서관학을 전공한 학생들과 사서들이었다. 이들은 주민들에게 더욱 다가서는 도서관, 주민들의 힘으로 운영되는 도서관, 민주적인 훈련의 장이 되는 도서관을 생각하고 난곡 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도서관을 통해 지역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작은 도서관 운동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작은 도서관들이 90년대 중, 후반 문을 닫았고 최근 몇 년 사이에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난곡주민도서실은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는 가장 오래된 역사의 지역주민도서관이다.

난곡주민도서관 새숲의 이명애 대표는 이 곳 도서관과 인연을 맺게된지 올해로 23년이 됐다. 이 후 계속 관악지역에서 활동을 했으며 현재는 관악교육복지네트워크에서 반상근활동가로, 지역단체인 관악주민연대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이 대표는 "옛이야기를 읽고 공부를 하면 할수록 깊은 매력이 느껴졌다. 어른들에게는 자신을 성찰하고 돌아볼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고 아이들에게는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치유의 능력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수백 년, 수천 년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이야기의 힘을 느끼게 된 것"이라며 '옛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그는 옛이야기를 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수업하는 ‘옛이야기 사업단’을 진행하고 있다.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을 보면서 ‘요즘 아이들은 참 힘들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경제적인 면과 심리적, 정서적, 사회적으로 많이 힘들어 하고 있다.

옛이야기를 가르쳐주신 분이 아이들과 수업(놀이 형식의 수업)을 하는 것을 보면서 저걸 배워서 여성들의 일자리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하며 '옛이야기 사업단'의 운영 배경을 말했다.

'옛이야기 사업단'은 2년에 걸쳐 20명의 여성들을 교육을 시켜 옛이야기 강사로 양성했다. 현재까지 10명이 활동 했으며 그는 이 사업단을 멋진 사회적 기업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에 대해 묻자 "처음 옛이야기 선생님을 시작했을 당시 그때는 무거운 캐노피천막을 사용했다. 우리만의 옛이야기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그런데 아이들이 수업이 끝나자마자 먼저 와서 나를 기다리고 그 무거운 천막도 자기들 힘으로 막 옮겨놓는 것이다.

아이들이 다칠까봐 못하게 했었다. 그리고 수업이 끝나면 천막을 접고 옮기는 것도 서로 돕겠다고 나서고. 그 것을 본 학교선생님이 다른 수업은 어떻게든 빠지고 도망가는 놈들인데 정말 신기하게도 옛이야기 수업할 때는 미리 와서 기다리기까지 한다고 말씀하셨을 때 조금 으쓱했다. 그동안 수업을 한 아이들 하나하나 다 예쁘지만 처음 수업을 했던 아이들이라 그런지 기억이 더 많이 난다"며 잠시 그 당시를 회상하는 듯 했다.

그는 '옛이야기꾼'으로 활동하면서 많은 점이 달라졌다고 한다.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스스로가 화가 나는 일도, 다른 사람에 의해 상처 받는 일도 없어졌다고 한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는 것 같다. 아주 조금 더.(웃음)"

그는 "아이들을 위한 올바른 독서 방법은 없다"라고 말한다. "억지로 책 읽기를 시키는 것이 아닌 아이들이 읽고 싶은 책을 읽게 하고 책 읽기가 즐겁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것이 바로 평생독서의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책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에게는 책을 읽어주면 된다. 아이가 혼자 글을 읽게 되면 책을 읽어주는 부모님이 많지 않은데 아이들은 책 그 자체보다는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좋아하는 것"이라며 "그러다보면 책도 점점 좋아지게 된다. 다만 조심할 것은 아이에게 정답을 요구하는 질문은 삼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즘은 도서관을 찾아 책을 읽는 사람들이 보기 힘들다. 책을 안 읽는 어른들에게 그는 "정작 어른들은 책을 읽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만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에게 '다 너 잘 되라고 책 읽으라고 하는거야'라는 말을 할 때 그 말을 자기 자신에게 돌려주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보면 누구에게나 지금 이 순간이 생애 가장 젊은 순간이고 그래서 앞으로 더 성장하고, 더 현명해지고, 더 지혜로워져야 하니까."

그는 매 순간 햇살이 잘 드는 창가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책을 읽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린다고 한다. 때로는 아이들에 둘러쌓여 재미있는 그림책을 읽으며 활짝 웃기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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