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 틴툰 이주민 미디어활동가
아웅 틴툰 이주민 미디어활동가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2.09.23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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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쓴 논문 빨리 마쳐야지요”
▲아웅 틴툰 미디어 활동가.

“지금까지 MWTV 아웅 틴툰이 전해 드렸습니다.”

미얀마에서 온 아웅 틴툰 씨는 이주노동자의방송(MWTV)에서 PD, VJ, 앵커로 활약하고 있다. 때론 PD로 뉴스를 제작하기도 하고 뉴스를 직접 전달하기도 한다. 지금은 MWTV활동하면서 이주민영화제 집행을 거의 도맡아 하고 있다.

그건 MWTV의 인력이 많지 않은 요인도 있지만 그의 탁월한 한국어 실력 등 그의 역량 때문이다. 그는 미얀마에 있을 때 대학에서 식물학을 전공했는데 대학이 정치적인 상황 때문에 휴교를 반복하자 대학 1년을 겨우 20여일만 다니고 대학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산업연수생으로 갈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으로 왔다.

그게 1994년, 17세 때였다. 산업연수생으로 처음 한국에 와서 ‘노동’이 뭔지 잘 모르고 용돈만 받던 소년은 거친 노동현장에서 일했다.

선박 펌프 제조, 베어링 제조, 전기 용품 제조 회사 등에서 일했고 인천에 있는 편직 공장에선 5년 넘게 일했다. 일 자체도 힘들었지만 한국의 장시간 노동은 무척 견디기 어려웠다.

그는 “버마에선 술 마시고 힘들면 다음날 일을 안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에선 그래도 일을 하더라. 일하려고 태어난 사람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어쩔 때는 오전 6시부터 저녁 12시까지 일한적도 있다고 한다. 그 만큼 한국의 장시간 노동은 그에게 견디기 힘들었다. 그러나 그는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다.

술은 어머니와의 약속 때문인데 어머니는 ‘처음엔 사람이 술을 마시지만 나중에 술이 사람을 마신다’며 술 마시는 걸 조심스러워하셨는데 그도 어머니의 말에 따라 술을 마시지 않고 있다.

장시간 노동에도 그는 일요일에는 꼬박꼬박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곳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문화를 배웠다. 그렇게 공부의 끈을 놓지 않다 그는 2004년 성공회대 노동대학원에 입학해 현재 졸업 논문만을 남겨 놓고 있는데 몇 년째 논문을 ‘준비중’이다.

그는 “학교에서는 졸업시켜준다고 하는데 졸업 논문을 쓰고 싶은 욕심이 있다. 어렵지만 해 보고 싶다. 머릿 속에선 할 말이 많은데 글로 잘 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의 활동 경험을 살려 이주민의 미디어 활동과 관련한 논문을 쓸 계획이다.

아웅 틴툰 씨가 MWTV와 처음 만난 때는 2004년 겨울로 틈틈이 참여하다 2007년부터 본격적인 활동가로 참여했다. 한국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뉴스를 제작하다보니 한국의 이주노동자의 현안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한국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처우가 좋아졌다고 하지만 지난 8월엔 사업장 정보를 주지 않고 업주가 직접 선택하는 ‘노예제도’ 식으로 바뀌었습니다. 1년에 5만 명이 고용허가제로 들어오는데 매년 공식 집계로만 5000명이 산재를 당합니다. 더구나 도시와 달리 지역의 농어업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는 상담 등의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합니다. 그러니 나아졌다고 할 수 있나요?”

그러면서 그는 한국 정부가, 한국 사회가 이주노동자에 대해서 “필요에 의해 데려왔으면서 기계처럼 대하는 경우가 있다. 한국 사회에서 발전에서 이주노동자의 중요성을 인식했으면 좋겠다. 잘 해달라는 게 아니라 당연히 사람으로 대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MWTV의 활동 영역도 결혼 이주민이 많이 참여하는 방향으로 확장해 나가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지금은 그를 제외하고 3명 정도가 활동하지만 앞으로 활동가는 늘리고 방송 활동도 확대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공부 욕심이 많은 그는 올해 안에 이주민 미디어 활동에 관한 졸업 논문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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