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정겨운 "보통의 로맨스 꿈꿔"
'간첩' 정겨운 "보통의 로맨스 꿈꿔"
  • 티브이데일리 박지련 기자
  • 승인 2012.09.2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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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겨운(30)이 영화에 도전했다.

드라마 ‘싸인’ ‘샐러리맨 초한지’ ‘로맨스 타운’ 등 브라운관에서 활약해왔던 정겨운이 스크린으로의 모험을 꾀했다. 지난 20일 개봉된 영화 ‘간첩’(감독 우민호, 제작 (주)영화사 울림)에서 정겨운은 자나 깨나 소사랑의 귀농청년 우대리로 분해 깨알웃음을 선사했다.

극중 우대리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윤고문(변희봉 분)이나 김과장(김명민 분)과 달리 과거에 대한 애착을 보이지 않았다. 직함만 남파 비밀 공작원일 뿐 모든 관심과 애정은 소에게 쏠렸던 것. 다만 그런 우대리도 강대리(염정아 분)와의 과거에는 연연했다. 이와 관련 우대리가 강대리에게 토해내는 짝사랑은 폭소를 유발했지만, 한편 그의 애틋함에 대한 안타까움도 전했다.

이와 같은 우대리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함으로써 정겨운은 크지 않은 영화 속 분량에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출중한 연기력의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 홀로 까마득한 후배였단 걸 상기하자면 대견하다. 잘 자랄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을 확인케 했던 정겨운을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염정아 누나와의 로맨스는 친누나를 좋아하는 감정 같이 찍었어요. 실제 누나가 저를 동생같이 잘 챙겨주셨거든요. 촬영하다 쉬는 시간이면 밖에서 사 들고 오신 일상용품들이나 먹을 것을 주시고.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누나를 좋아하는 어린 동생 같은 느낌이 잡히더라고요.”

함께 작품을 만드는 연기자들 사이의 유대감은 필수지만, 특히 로맨스 연기를 하는 배우들 간의 친밀감은 중요하다. 이에 정겨운에게 염정아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정겨운은 같은 소속사여도 인사만 하고 지나쳤던 염정아와 부쩍 친해졌다며 함박웃음을 보였다. 덕분에 애정신을 찍으면서도 이성간의 감정보다는 오누이로서의 느낌이 강했다고.

“‘간첩’에서 우대리와 강대리에 대한 묘사가 덜하긴 했죠. 그래서 감독님께 보다 세밀하게 그려달라고 부탁드렸어요. 하지만 그렇게 하면 매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셨더라고요. 복병처럼 보이는 게 낫다고. 그래서 감독님의 의견을 따랐고요. 아쉽지만 큰 불만은 없어요.”

정겨운은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비중의 역을 맡아 최선을 다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너무 편하게 찍어 죄송스러웠다고. 김명민이나 유해진이 액션 촬영에 힘들어 할 때 그는 예외였기 때문이다. 이는 연기자로서의 개인적 욕심과도 직결됐다. 배우인 만큼 조금 더 자신의 연기를 보여주고 싶었지만 기회가 부족했던 것. 이에 정겨운은 다음을 기약했다.

“주로 연상과의 로맨스요? 이유는 저도 모르겠어요. 어쩌다보니 누나들과 그렇게 됐더라고요. 이제는 저보다 어린 여자 여배우들이 누가 있는지도 잘 모를 정도에요. 그래서 ‘간첩’ 들어가며 정아 누나와의 로맨스 라인을 듣고는 당황했어요. 설마 영화까지 연상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물론 실제 촬영에 들어가서는 그런 것 상관없이 재밌었지만요.”

정겨운은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드라마 ‘태양의 여자’부터 최근 종방한 ‘샐러리맨 초한지’까지 모두 연상녀와 러브라인을 구축했다. 이는 ‘간첩’에서도 마찬가지. 그 이유를 묻자 고개를 갸우뚱하던 정겨운은 자신이 생각보다 포근한 이미지였나 보다고 재치 있게 응수했다. 이어 앞으로 출연할 작품들에서는 좀 따져봐야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우대리가 소에 연연하는 이유를 두고 감독님과 상의한 적 있는데. 결론이 북한에서도 소를 키웠다는 거예요. 그래서 남한으로 내려와서도 자연스레 친해졌을 거라고요. 고아였던 우대리에게 북한에서의 유일한 가족은 소였죠. 이게 남한의 귀농청년과 연결됐던 것 같고요.”

소에 죽고 소에 살던 우대리, 영화를 감상하는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했지만 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도 자아냈다. 정겨운에게 이를 묻자 원래부터 소 키우던 친구라는 농담 같은 진담이 돌아왔다. 덧붙여 고아였기에 정붙일 곳이 그것밖에 없었으리란 쓸쓸한 답변도 함께.

“영화가 끝난 뒤의 우대리 삶은 모르겠어요. 그래서 우대리와 강대리는 어떻게 됐을 지요. 다만 쿠키 영상에 나온 것처럼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뭐, 간첩이란 멍에에서 벗어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요. 그러며 김과장 일도 돕고 그러지 않을까요? 관객 분들 상상의 영역이지만 제 생각은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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