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전히 정치에서 희망을 보고 있습니다
나는 여전히 정치에서 희망을 보고 있습니다
  • 최소영 직장인
  • 승인 2012.09.28 11: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종 국회를 방문한다. 주로 찾는 곳은 의원회관 세미나실, 그곳에서 내가 발견한 정치에 대한 또 하나의 희망, 바로 ‘공부하고 일하는 국회의원’ 이다.

의원회관 곳곳에는 다양한 세미나·토론회의 포스터가 붙어있다. 여러 의원실을 중심으로 각 분야의 현황과 전망 또는 개혁에 필요한 대안을 논의하는 것들이다. 최근에도 인터넷의 익명성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이 인터넷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을 위한 세미나와 사문화된 ‘피의사실공표죄’를 부활시켜 검찰과 언론의 변화를 견인하려는 세미나에 참관했다.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나는 정치는 TV에 나오는 것처럼 험악한 것만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공동체의 선(善)’을 지향하는 것임을 알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정치인에 대해 ‘싸움질이나 하고 이권 다툼하고, 자리에 연연하느라 국민 행복은 안중에도 없는 특권층’ 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그런 편견을 극복하게 해준 계기가 있다. 올해로 세 번째 문을 연 ‘일치를 위한 정치학교’가 그것이다. 그 학교는, 국회의원연구단체 ‘일치를 위한 정치포럼’에서 실시하는 시민교육 과정이다. 정치의 본질은 보편적 형제애를 바탕으로 한 사랑 중에 사랑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민주사회를 위한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시민양성이 교육의 목적이다.

강의는 정치학 전반에 대한 개론과 자본주의의 폐해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의 공유경제, 시민사회의 성장과 시민의 역할, 미디어와 정치, 국가 간의 화해정책 등이 있다. 나는 이 학교에 참여하면서 참담한 한국정치의 현실에서 희망을 보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3년 전 처음 강의를 들을 때, 정치를 설명하는 말들 중에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이야기들이 툭툭 튀어나와 당황스러웠다. 보편적 형제애, 화해, 일치, 사랑, 이런 말들이 정치와 어울리기나 한가? 그렇지만 일치를 위한 정치운동의 창설자 ‘끼아라루빅’이 정치를 정의한 글에서 보편적 형제애는 곧 박애정신이라는 내용을 읽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는 현대 민주주의의 위기를 진단하며 특히 박애정신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음을 설명했다. 자유·평등·박애는 시민 민주주의를 대변하는 세 가지 중요한 모태로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루며 민주주의가 성장하는 것이다. 어느 하나라도 삐걱거리면 어떻게 되는지 역사를 통해 , 그리고 최근의 여러 사태를 통해서도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올해 스텝의 자격으로 이 학교에 다시 참여하면서 다시 그 희망의 물을 마시고 있다. 지난주에는 민주주의와 정치에 대한 개론 강의가 진행되었다. 학생들 사이에서 한국의 정치현실을 비판하는 날카로운 지적이 오고갔다.

특히 지금 한국정치의 폐해는 곧 정당정치의 폐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정당정치를 폐지하여 정치개혁을 이룰 수 있다는 의견이 꽤 많았다. 국민의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이 그대로 드러난 자리였다. 그리고 지금이 정당정치의 부패와 종말이라는 평가보다는, 정당정치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새로워지기 위해 앞으로 나가는 과정에 있다는 것으로 강의는 마무리 되었다.

새로운 것은 무조건 낡은 것을 깡그리 몰아내고 판을 엎어야 오는 것이 아니다.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늘 희망의 한켠을 보고 싶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 시간에 함께 할 수 있어 감사와 위로를 느낀다.

나는 지금이야말로 한국의 민주주의가 진정한 실현을 위해 요동치며 변화를 꾀하는 때라고 생각한다. 버전 2.0 의 민주주의가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반성하고, 앞으로는 더욱 국민의 뜻에 함께 하겠다 다짐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이는 그저 대선이 다가온 탓만은 아니다. 국민이 변하고 있고, 정치인도 변하고 있다.

그 변화무쌍한 우리들의 모습에서 나는 정치의 희망을 발견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