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년대 서울 우시장 사진 보고 가세요”
“60~70년대 서울 우시장 사진 보고 가세요”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2.09.2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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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경섭 마장동주민자치위원장.

지하철 5호선 마장역에 가면 빛바랜 사진 25점이 바쁜 발길을 잡는다.
마장동(동장 장완수)과 주민자치위원회가 손잡고 마련한 ‘마장동 사진전시회’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시작한 사진전시회는 10월 말까지 계속된다.

사진전시회를 열기 위해 마장동주민센터와 함께 동분서주했던 송경섭 주민자치위원장은 뿌듯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송 위원장은 “마장동의 정체성을 찾고 과거의 모습을 간직하면서 미래의 비전을 모색하기 위해 전시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마장동에서 축산물 유통사업을 하는 송 위원장은 벌써 20여 년째 마장축산물시장에서 일해 왔다. 14년 전인 1998년 마장동 도축장이 사라졌으니 그 이전부터 이곳에 자리 잡은 셈이다.

송 위원장은 “마장동은 과거 우시장과 시외버스 터미널로 알려진 동네”였다며 “지금은 모두 현대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했지만 기억 속에 남은 옛 풍경을 다시 들춰보는 일도 반드시 필요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이번에 전시한 사진들은 지난해부터 무려 1년 2개월여에 걸쳐 한 점 한 점 찾아냈다. 옛 사진을 가진 주민을 수소문하고 송파구 등으로 이전한 이주민까지 직접 찾아가 자료 제공을 부탁했다.

이 과정에서 마장동주민센터 정형래 행정팀장이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수집한 사진은 확대인화를 거쳐 마침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송 위원장은 “현재 사진을 소장하고  있는 주민이 태어나기 15년 전에 찍은 사진도 있었다”며 “집안에 보관 중인 사진을 꺼내 전해준 분들게 먼저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 지하철5호선 마장역에서 열리고 있는 ‘마장동 사진전시회’의 사진을 한 지역 주민이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막상 전시회가 시작된 뒤 나이 지긋한 주민들은 돋보기까지 챙겨와 사진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일부 주민들은 사진 속 인물까지 알아보기도 하고, 일부는 희미한 기억 속의 옛 동네 모습에 그동안 묻어두었던 회한을 끄집어내기도 했다.

전시되고 있는 사진은 옛 우시장(현 마장축산물시장)을 비롯해 대성연탄, 왕십리 내연발전소, 청계천변, 인물, 공사현장, 거리모습 등 테마별로 구성해 주민들의 기억을 돕는다.

비단 마장동 주민뿐만 아니라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러 막연히 알고 있던 마장동 우시장의 과거 모습을 살펴볼만 하다.

송 위원장은 마장역 전시가 끝난 뒤에도 관내 학교나 단체가 신청할 경우 이동 전시를 계속할 계획이다.
그는 “서울의 옛 모습을 전혀 모르는 학생들도 지금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정체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2~3일이나 일주일 단위의 전시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런 송 위원장에 대해 장완수 마장동장은 “주민자치위원회의 화합과 활발한 자치 활동에 매우 헌신적인 위원장”이라며 “덕분에 주민을 중심으로 한 지역 활성화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장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 6월 조선 태조 이성계가 무학 대사와 함께 도읍지로서 서울의 지형을 살펴보았다고 전해오는 서울동명초등학교 내 왕좌봉(王坐峰) 터에 표지석을 설치하기도 했다.

송 위원장은 “마장동 주민뿐만 아니라 마장역을 경유하는 시민들이 잠시 내려 사진전시회를 둘러보아 주시면 감사하겠다”며 “빛 바랜 사진 속에 남겨진 서울의 옛 모습을 통해 서울시의 과거와 현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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