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치마폭에서 벗어나렴
엄마의 치마폭에서 벗어나렴
  • 우선희 서울기독대학 강사·헤드헌터
  • 승인 2012.09.28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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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희 서울기독대학강사·헤드헌터

우리 대한민국은 유달리 교육열이 높습니다. 유일하게 풍족한 인적 자원, 즉 사람이 부지런하고 똑똑하다 보니 자원도 별로 없는 나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나라가 되었는데, 교육열의 공이 컸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학문을 사랑하는 우리들의 전통도 있습니다.

점잖은 전통을 바탕으로 세계를 향해 매진하면서, 언젠가부터 우리는 어떤 답답한 한계에 부닥치고 있습니다. 우리를 먹여 살려온 교육열이, 우리를 쥐어 잡는 밉살스러운 압력이 되곤 합니다.

유치원 나이도 되기 전에 학습지 선생님의 방문 교육이 시작됩니다. 공식적인 학교 교육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사교육까지 하며, 남이 하나를 할 때에 나도 최소한 하나는 하는 것은 기본이고 남보다 뭐라도 더 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내 자식은 영광되게 살아야 한다는 어머니들의 한과 사랑이 연계되어 있습니다. 부모님이 짜 놓은 프로그램에 맞추어 학교도 가고 사교육도 받고 심지어 취미 활동이나 친구관계도 개입이 생기고 있습니다.

각종 프로그램에 뺑뺑이 돌아 입학하게 된 대학에 찾아와 자녀를 대신하여 과목의 적성을 확인하고 심지어 직장으로 찾아와 인사권에까지 개입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날이 갈수록 부작용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심각한 것이 청년으로 자라나서 당연히 갖추어야할 독립성과 젊은 배짱이 훼손된다는 점입니다.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하고, 부모님이 설정한 프로그램과 경로에 있지 않으면 불안하고 무력한 경우도 있습니다.

점수가 제일 높다는 어느 대학의 젊은이가 ‘엄마, 비빔밥에 고추장 넣어요, 말아요?’라고 한다는 농담은 심각한 현실의 반영입니다.

젊은이는 야성(野性)이 있어야 하고, 이 야성은 도전해서 고꾸라져도 한 번 해보자는 의기입니다. 여태까지 나는 별 볼일 없었지만, 최선을 다해 내 힘으로 한 번 해보자는 당당한 결심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왕성한 에너지입니다.

시대를 막론하여 어느 나라에건 소수 엘리트층이 있습니다. 누구나 그 층에 속하고 싶습니다. 어머니들의 자식에 대한 기대와 사랑은 자연스러운 본능인지라 말릴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엘리트의 속성과 그것에 도달하는 과정에 왜곡이 많이 생기면 그 공동체와 국가는 뒤로 밀리게 될 것입니다. 청년기에 어머니의 치마폭을 지혜롭게 벗어나서, 자기 길을 찾는 시도와 노력은 중요합니다. 때가 되면 자식은 부모의 날개를 벗어나 당당히 독립하여, 날이 갈수록 책임감 있고 성숙한 어른으로 바뀌어가야 합니다.

내가 살아갈 내 세계는 내가 바라보고 내가 생각하며 내가 디자인해야 합니다. 부모님의 의견을 존중하고 의논을 구한다는 것과, 전적으로 어머니가 짜 놓은 인생에 내가 대입되며, 혼인을 할 때에 손까지 벌리는 일이 있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여러분들은 세계의 경제, 문화 전쟁은 물론이고 영해 영공 우주의 영역을 당차게 확보하고 지켜 내야할 사람들입니다.

두려워말고 부모님의 그늘에서 벗어나서 인격적으로 독립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어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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