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연정 문화로놀이짱 대표
안연정 문화로놀이짱 대표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2.10.19 12: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 할 때의 기쁨과 에너지… 그 맛을 알자”
▲ 안연정 문화로놀이짱 대표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의 새 집무실의 회의용 탁자와 의자를 제작해서 더 유명세를 타고 있는 문화로놀이짱의 안연정 대표. 사회적 기업의 대표를 이끌고 있고 많은 강연으로 바쁜 안 대표는 많은 강연을 다녀서인지 그의 생각을 막힘없이 술술 풀어냈다.

먼저 시장 집무실의 회의용 탁자와 의자에 대해 물었다. 시장 집무실의 탁자와 의자는 서울시의 다양한 사람들이 쓰던 가구를 기증 받아 새로 만든 것이다.

그는 시장 집무실의 탁자와 의자를 만들면서 다른 제품보다 더 긴장하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탁자 크기도 3.5미터와 1.5미터로 큰 편이기도 하지만 “다음 사람이 쓸 것까지 고려해서 오래 사용하게 제작했다. 다행히 시장이 만족해 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그 보다도 서울시장이라는 직위와 고위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탁자라는 ‘무거운’ 권위감을 빼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게 제작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탁자를 집성하는 데만 10명이 참여해 2주가 걸렸다.

그는 그 탁자나 의자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낡은 것을 재활용한 가구에 대해서도 친근감을 느끼고 ‘쓸만하네’라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럼으로써 ‘반짝거리는 것만’ 좋은 게 아니다라는 인식 변화도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 믿음은 그가 문화로놀이짱 사업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적은 돈으로 자급하며 살아가기
홍대에서 문화 기획자로 일하던 그는 홍대가 빠르게 상업화 하면서 오르는 임대료 등으로 홍대를 떠나야 하는 예술가들을 보며 ‘돈 없이도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안 대표는 ‘돈 없이도 살수 있다’는 것 돈이 하나도 없다는 게 아니고 필요한 만큼만 일하고 필요한 만큼 쓰자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한국 사회는 고속성장을 하며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를 부추기는 경제구조였다며 이런 구조에서는 아무리 벌어도 공허하고 더 많은 소비, 더 많은 소득을 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속 가능한 사회와 윤리적 소비를 말하면서 정작 소비에선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모순을 바꾸어 내는 감각의 변화가 필요한 것이죠.”

이런 생각에서 그는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고 구하는 생활 방식이 필요하다고 느껴 주위의 뜻 맞는 사람들과 함께 나눠쓰는 시장을 차리고 공유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버린’ 물건들을 모아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일에 빠지기 시작했다.

안 대표는 매일 많은 양의 폐가구들이 버려져 소각장으로 가는 것을 보고 저렇게 버려지는 나무들을 모아 새 물건으로 만들어보자라고 생각했고 그게 지금 문화로놀이짱의 시초가 됐다.

안 대표는 문화로놀이짱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동의 작업공간이 되고 이런 공동의 작업 공간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는 그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직접 생산을 함으로써 생산의 기쁨과 생산의 소중함을 알게됐으면 하는 소망에서이다. 그것은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다.

그는 “정성스럽게 물건을 만들면서 정성스럽게 살게 되는 성찰이 가능하다”며 직접 생산하는 일의 기쁨과 의미를 강조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작업 공간이 필요하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공동체를 형성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이런 작업 공간을 공공도서관처럼 공적시스템화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DIY보다 함께하는 ‘DIO-Do It Ourselves’를 강조하며 “소비에서 오는 기쁨보다 자기 만의 개성을 가지고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 보자”며 “손맛의 즐거움을 아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