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함께 돌자 서울 한바퀴-③잠실
다함께 돌자 서울 한바퀴-③잠실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2.10.19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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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상전벽해(桑田碧海) 또는 ‘상전롯데’의 숨 가쁜 개발사
▲ 잠실 위성사진 . 구글 어스 갈무리.

잠실은 서울 변천사에서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지역이다.

조선 초 양잠을 장려하기 위해 지금의 송파구 잠실동 일대에 뽕나무를 심고 잠실을 두었다. 당시는 서울 동쪽에 있으므로 동잠실 또는 잠실리·부리도 등으로 불렀다.

뽕나무밭은 푸른 바다 대신 번화한 신흥도시로 탈바꿈했다. 잠실대교 남단을 차지한 롯데그룹의 호텔과 백화점, 놀이시설 등이 지금의 잠실을 대표한다.또 70년대 아파트 건축붐을 타고 들어선 아파트촌은 서울 부동산 시장의 등락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로 꼽힌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잠실종합운동장은 한국 스포츠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잠실은 뽕나무밭이 바다로 바뀌지는 않았으나 한강의 물길을 돌리는 대규모 토목사업을 통해 강물을 호수로 바꿔놓기도 했다.

 

잠실 롯데제국의 지상 555m 성채

▲ 롯데 프리미엄 수퍼타워
잠실대교 남단 지하철 2·8선 일대는 북동쪽 잠실주공5단지만 제외하고 전부 롯데그룹의 성채를 이룬다. 북서쪽에는 황금빛 롯데캐슬, 남서쪽은 1988년 개점한 잠실롯데호텔과 잠실롯데백화점, 잠실롯데월드, 그리고 남동쪽은 2015년 완공 목표로 짓는 123층 짜리 롯데 프리미엄 수퍼타워(이하 롯데타워)가 들어선다.

롯데타워는 완공되면 세계 3번째로 높은 빌딩으로 6성급 호텔, 백화점, 아웃도어 쇼핑몰, 문화레저시설 및 편의시설 등이 들어선다.

이들 롯데그룹의 건물들은 모두 잠실역과 연결되며 롯데타워는 기존 잠실롯데백화점 및 호텔과도 직접 이어진다. 잠실의 지상과 지하 모두 롯데그룹의 타운이 되는 셈이다.
롯데타워는 1987년 서울시로부터 부지를 매입한 뒤 1994년 112층의 건설계획을 세워 1998년 건축허가까지 받았으나 성남 서울공항을 이용하는 공군 등의 반대에 따라 지상 36층 165미터로 제한받았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전향적 검토 지시를 내린 뒤인 2010년 6월 서울시 건축심의를 전격 통과했다. 롯데타워가 롯데 측의 말대로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지, 아니면 송파구 일대의 교통을 마비시키는 바리케이트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 기점 잠실대교

▲ 잠실대교와 수중보.
잠실대교는 1970년 10월 착공, 1년 10개월만인 1972년 7월 준공과 동시에 개통한 너비 25m(6차선), 길이 1280m의 교량이다.

잠실대교의 개통에 따라 서울 북부의 외곽도시에서 도심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남부 지방으로 나가는 도로망을 갖출 수 있었다. 잠실대교는 또 서울시민들의 식수원인 한강 상수원보호구역 최남단을 이루기도 한다.오세훈 전임 시장 당시 한강르네상스에 따른 대규모 한강 둔치개발도 잠실대교 북쪽은 어느 정도 보호돼 왔다.

또 이에 따라 잠실대교 아래까지만 한강유람선과 한강수상콜택시를 운행하고 있다. 유람선과 수상택시는 더 올라가고 싶어도 잠실 수중보에 가로막히게 된다. 잠실수중보는 한강의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 취수장의 안정적인 취수를 보장하고 바닷물의 역류에 따른 생태계의 변동을 막는데 기여한다고 내세워 왔다.

하지만 최근 환경단체 등은 수중보가 자연하천의 물길을 막아 수질오염만 발생한다며 철거를 주장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수중보 철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향을 내비친 바 있어 추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석촌호수, 1971년 물막이로 만들어진 호수

▲ 석촌호수.
석촌호수는 1970년대까지 한강 본류를 이루던 물길을 가로막아 만들어진 인공호수다. 이전까지 잠실을 관통하던 한강은 토사가 쌓여 만들어진 섬 부리도(浮里島)가 있었다. 이 섬을 중심으로 남쪽으로 송파강이, 북쪽은 신천강이 샛강을 이루며 흘렀다.

서울시는 1971년 한강 공유수면 매립사업을 진행하며 부리도의 북쪽 물길을 넓히고, 남쪽 물길을 폐쇄했다. 그때 폐쇄한 남쪽 물길이 지금의 석촌호수로 남게 됐다. 이어 1974년 ‘잠실지구종합개발기본계획’에 따라 수많은 매립과 강벽 도로건설 등이 이루어졌다.

또 이같은 매립을 통해 지금의 잠실동과 신천동이 만들어졌다. 이후 1981년 호수 주변에 녹지를 조성하고 산책로와 쉼터 등을 설치해 공원화 한 것이 지금의 둘레길 2.5㎞를 갖춘 석촌호수다.

●시민 휴식공간 인기 높은 잠실한강시민공원

▲ 잠실한강시민공원.
지하철 2호선이 왕래하는 잠실철교 아래부터 영동대교 사이 강변 남단에 면적 5만39071㎡, 길이 4.8㎞의 잠실한강시민공원이 조성돼 있다. 잠실한강시민공원은 잠실종합운동장, 롯데월드, 올림픽공원이 인접해 있어 주말이면 송파구 주민들의 휴식공간이 되고 있다.

특히 생태학습장 등이 잘 꾸며져 어린이들의 자연학습과 가족단위의 소풍장소로 인기가 높다. 잠실선착장 앞 자전거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릴 수 있고 인근 청소년광장의 인라인 스케이장에서 둘째,넷째 일요일 오후 1시 무료강습을 진행한다. 잠실선착장의 씨앤한강랜드(누에나루)와 선착장 하류 100m 지점에 있는 씨크릿가든 등에서 식사와 간식을 즐길 수 있다.

●한국 스포츠의 메카 잠실종합운동장

▲ 잠실종합운동장.
1976년 건설기본계획을 세웠던 잠실종합운동장은 86아시아경기대회 88올림픽과 개최 이후 지금까지 국내 대표적인 주경기장 역할을 떠맡고 있다.

지금도 잠실야구장은 서울을 연고지역으로 하는 두산 베어스와 엘지 트윈스의 경기가 열릴 때마다 수 만 명의 야구팬이 몰려 북새통을 이룬다. 서울시는 지난 9월 잠실운동장 일대를 개발, 40만㎡ 규모의 스포츠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스포츠단지 조성은 잠실운동장 리모델링과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또 강남구 삼성동 한전 터와 잠실운동장을 잇는 탄천과 이 일대 한강 둔치의 녹화사업을 비롯해 시민체육시설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음악 공연장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삼전도(三田渡)와 병자호란 굴욕사

▲ 삼전도비.
서울시는 지난 2010년 송파구 삼전동 골목길 안쪽에 있던 삼전도비(三田渡碑)를 석촌호수 서안으로 옮겼다. 옛 삼전도가 있던 자리였다. 삼전도는 섬이 아니라 강을 건너는 나루터를 부르는 말이다. 삼전도비는 조선 인조 17년(1639) 1월에 시작돼 이듬해 1월 끝난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청 태종 누르하치에게 항복한 곳이다.

당시 인조는 언 땅에 이마를 찧어가며 청 태종에게 절을 해 선혈이 낭자했다고 한다. 청은 소현세자 등을 볼모로 하고 군신의 예를 따르도록 하는 등 11개 항에 이르는 조건을 내세워 항복을 받아들였다. 항복의 조건 중 하나가 이를 기록한 비석을 세우는 것이었고 석촌호수 서안으로 옮긴 삼전도비가 그것이다.

삼전도비는 민족의 치욕적인 역사를 기록한 비석이라는 점에서 한 때 ‘斃石’처럼 방치되기도 했고 극우성향의 시민들로부터 페인트 세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을 따르지 못했던 역사의 과오를 되돌아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적(史料的) 가치가 큰 유물로 시민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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